[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면충돌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세종시 논란으로 촉발된 양측의 갈등은 지난 대선 경선과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해묵은 불신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결말은 두 사람의 결별이다. 이는 곧 현존하는 정당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한나라당의 분열로 이어진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갈등의 역사는 그 뿌리가 깊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은 한국 정당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대혈투였다. 일반국민과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각각 우세를 보였던 양 진영은 용호상박의 경쟁을 벌였다. 박 전 대표 진영은 이 대통령의 BBK와 도곡동 땅 의혹을 파헤쳤고 이 대통령 진영 역시 박 전 대표의 과거 문제와 자질론 등을 비판했다.
대선 이후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친박 학살이 단행된 것. 이후 박 전 대표는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청와대에서는 촛불시위와 용산참사 정국 등 정국 주요 고비 때마다 박 전 대표가 사실상 야당 역할을 하면서 정권의 발목을 잡았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 측 역시 국정의 동반자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위태위태하게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온 두 사람은 결국 세종시 문제로 정면충돌했다. 서울시장을 거쳐 최고 권력에 오른 이 대통령은 당초 세종시 원안 추진에 부정적이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원안 사수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갈등 관계는 지난 9일과 10일 이른바 강도론 발언을 통해 최고조로 확산됐다.
지지율 50%를 오르내리는 현재권력과 2012년 차기 대선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미래권력이 정면충돌한 것. 세종시 문제는 양측이 이미 퇴로 없이 전진을 해온 상황이라는 점에서 현재·미래권력의 갈등은 극적 타협점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두지붕 두가족 되나?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격하게 대립하면서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갈등 역시 최고조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친이, 친박 진영은 이미 위험수위의 단어들도 서로를 자극하며 공방이 한창이다.
친이 진영에서는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최근 발언과 관련, "박 전 대표는 과거의 제왕적 총재보다 더 하다고 그러지 않았느냐"면서 "대통령한테 막말까지 하는 것을 보니까 자신이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러한 상황은 친박 진영 역시 마찬가지다. 친박 6선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12일 라디오에 출연, "대통령을 오도했던 사람들은 어디 일선 부처에 한 계급 올려서 영전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 주변에서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동관 홍보수석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세종시 문제로 불거진 양측의 갈등은 지난 대선과 18대 총선 공천 이후 최고조에 이른 것. 이러한 대립은 정당을 함께 한다고 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하다. 정치권 일각에서 분당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누가 나가고 누가 남느냐는 예민한 문제다. 특히 국내 보수 세력과 영남지역을 대표해온 '한나라당'의 상징성은 누구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분당론은 세종시 논란의 마무리와 6월 지방선거 성적표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거나 앞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현실화될 경우 당내 주도권 다툼을 놓고 또 한 차례 친이, 친박 진영의 거센 대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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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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