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강산회담, '원칙 있는 남북관계' 구현" (종합)

개성서 남북 실무회담 재개.. 박왕자씨 사건 등 '3대 선결과제' 중심 협의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한 간의 실무회담이 8일 오전 10시부터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린다.

지원 인력 15명을 포함한 우리 측 대표단 18명은 이날 오전 8시50분쯤 경의선 육로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방북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008년 7월11일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의 총격 사망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약 1년7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서 ▲박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재발방지책 마련, 그리고 ▲관광객들의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의 '3대 선결과제'를 중심으로 북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앞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방북을 앞둔 회담 대표단을 격려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천명한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구현하는 회담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정부가 종전에 공식적으로 북한에 요구했던 사항은 그대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수석대표인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도 "(3대 선결과제에 대해) 북측과 진지하게 얘기할 것"이라며 "적절한 수준의 요구를 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박씨 사건에 대한 북측의 해명이 충분치 않을 경우 우리 정부 당국자가 포함된 조사단의 현장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관광객 등의 신변안전 보장 강화를 위해 남측 사람이 북한 법을 어겨 조사를 받을 때 접견권이 보장되도록 남북 간 출입·체류 합의서를 개정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37일간 북한에 억류됐던 유성진씨 사건의 재발 가능성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관광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 처리와 기타 행정업무를 맡는 준(準)당국성 기구인 '금강산 관리위원회'의 설치 문제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출입·체류 합의서 개정 문제의 경우 북한으로선 사법관할권 등 '주권'과 관련된 문제란 점에서 이번 회담만으로 쉽게 합의점을 찾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도 "남북 간에 협의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에 후속 실무회담과 세부 사안에 대한 분야별 실무접촉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 측에선 김남식 국장 외에 이천세 법무부 통일법무과장, 박태영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장이 이번 회담 대표단으로 참여하며, 북측에선 강용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를 수석대표로 해 주광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책임부원, 리경진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과장이 나섰다.

앞서 남북은 이번 실무회담 개최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대표단 구성을 놓고 '신경전'이 있었으나 우리 측이 북측 명단에 포함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과장을 '책임 있는 당국자'로 판단해 명단을 수용했다.

한편 금강산 관광은 박씨 사망 사건 직후 우리 정부의 결정에 의해 중단됐으며, 개성 관광은 2008년 12월1일 부로 북한이 남북 간 육로통행 제한 등을 포함한 이른바 '12.1 조치'를 시행하면서 북측 결정에 의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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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