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뿌리내리는 현대車


45개국 40대리점 진출, 대륙 점유율 2위
시내 곳곳 현대차 축구공 애드벌룬
스포츠마케팅 가속 톱브랜드 도약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아프리카 대륙의 북동부 이집트 카이로와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국가 간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현지 자동차 시장의 온도차는 너무 컸다.

사람과 자동차, 오토바이로 꽉 막힌 카이로 시내. '듣도 보도 못한' 국적 불문의 온갖 자동차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현대자동차 로고가 박힌 차량은 얼핏 봐도 가장 많았다. 특이했던 건 베르나, 구형 엘란트라(한국 모델명 아반떼) 등 1600cc 이하급 차량이 주로 눈에 띄었던 것. 그것도 아주 오래돼 보이거나 노후된 차량이 대다수였다. 이는 현지에 파견된 관계자 표현을 빌어 '하늘보다 더 높은' 관세 장벽 때문이었다.


반면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으로 불리는 요하네스버그에는 깔끔하게 정돈된 도로 곳곳에 유럽산 고가의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한국산은 가끔 눈에 보였는데 카이로에서와는 달리 신형 엘란트라와 같은 보다 비싼 신형이었다. 남아공도 자동차 관세가 높은 것은 마찬가지지만 개인 구매력이 월등히 높은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는 절대 강자 아직 없어요"

지난해 5월 카이로에 있는 현대차 아프리카지역본부에선 조촐한 파티가 열렸다. 아프리카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100만대 돌파 쾌거를 자축하는 자리였다. 그 사이 아프리카 대륙은 빠르게 성장했고 현대차 위상도 놀라보게 달라졌다고 한다.


지난해 아프리카 시장에서 팔린 현대차는 13만여대. 시장 점유율은 10.6%를 기록했다. 올해는 14만대 이상을 팔아 점유율을 11%대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점증되는 경쟁 속에 도요타에 이은 2위의 쾌거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지역본부 5개 중에서는 판매 성적으로 중남미, 중동에 이어 3위다.


아프리카지역본부가 생긴 이래 두 번째로 온 이장호 본부장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다른 대륙들은 이미 신시장으로서 가치가 떨어지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미개발된 국가가 많아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 유럽, 중국 등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가 아프리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도 많다. 불합리한 관세 제도가 가장 큰 문제. 카이로에서 2000cc 자동차를 팔려면 135% 관세가 붙는다. 높은 관세도 문제지만 유럽산에 대해선 관세 혜택을 주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 성숙도가 월등히 낮고 구매력이 턱없이 모자란 것도 걸림돌이다. 카이로 자동차 시장은 한국의 70~80년대 수준이라고 한다. 중국, 인도산 침투가 빨라지면서 저가격 경쟁이 붙는 점도 악조건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시장에 아직까지 절대 강자는 없다. 점유율 차이도 근소하다. 1위를 잡고 나머지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 현대차는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집트와 같은 전략 시장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잠재 수요가 많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짰다. 현재 45개국 40대리점이 진출해 있어 아프리카 내 많은 국가에 진출한 것으로는 현대차가 최고다. 오는 2014년에는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에서 200만대의 산업 수요가 생길 것이란 게 현대차 예상이다.


◆남아공 월드컵 '절호의 찬스'


요하네스버그 시내 중심에는 커다란 축구공 애드벌룬이 두둥실 떠 있다. 멀리서 봐도 현대차 브랜드명이 보일 정도로 초대형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차가 만든 야심작이라고 한다. 바람이 빠진 공이라도 사람만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축구를 해대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성향을 잘 이용한 마케팅이다. 실제 현지인들에겐 '현대차=남아공 월드컵 스폰서'라는 인식이 강했다.


현대차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 지위를 활용해 글로벌 자동차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마케팅을 상시 추진하는 데 기본 방향을 뒀다. 월드컵을 후원하는 기업으로서 마케팅 개념 자체를 수정했다. 이 본부장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 형태를 벗어나 스포츠 마케팅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남아공 1개국만이 아닌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을 위한 월드컵 잔치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본사 지원 효과를 최대화해서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절호의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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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이 운영하는 판매 대리점을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도 관건이다. 실질적인 판매 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월드컵이 열리기 전 프리 마케팅을 실시하느라 분주하다고 한다. 효과도 톡톡히 봤다는 전언. 이 본부장은 "남아공에서는 지난해 12월 초 현대 베스트 영 플레이어 어워드 런칭 행사와 굿윌 볼 전시 등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도록 노력했다"며 "실제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이나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잠재 수요자 등 판매 실적도 나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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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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