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외국인 교사 마이클 페리씨 인터뷰


[아시아경제 김도형 ] 지난해 12월 어느 일요일 오후 1시쯤 서울 창동의 한 음식점. 미국인 마이클 페리(Michael Perry·40·사진)씨는 돼지 갈비를 구워먹으며 소주에 맥주를 섞은 이른바 '소맥'을 마셨다. 마이클씨는 양주 회천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사다. 그는 소주도 좋고 폭탄주도 좋다고 했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왔다는 게 빈말이 아니었다.


◆서른 여덟에 한국엔 왜?

미국인인 마이클씨는 작년 4월 한국에 왔다. 서른 여덟이란 뒤늦은 나이에 조국을 떠나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우선 미국에서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는 원래 콜로라도에서 인테리어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대형 마트인 '홈디포(Home Depot)'의 매니저로 일했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불규칙했고 오래 일하기에 썩 마음에 드는 직장이 아니었다.

다른 이유는 역시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그는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하고 일할 곳을 찾았다고 했다. 유럽 등지는 비슷한 문화권이라 비교적 잘 알고 있었으므로 생소한 곳에서 일해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원래하던 일을 버리고 일본, 한국, 타이완 등에서 새로운 일을 찾게 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영어 교사를 생각하게 됐다. 아시아 지역에서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역시 영어였던 것이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일본에 비해서 물가가 싸고 다른 나라들과 달리 가르칠 학생의 연령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을 선택했고 결국 지금의 초등학교에 배치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중학생은 왠지 같이 생활하기 까다로울 것 같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 좋고 애들은 더 좋다

그는 한국에서의 삶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살기 편하고 사람들도 친절한 편이라고 했다. 열린 생각으로 맞아들이는 한국에서의 경험들은 하나하나가 새로웠고 또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소주가 보드카와 비슷하다며 보드카가 들어가는 칵테일에 보드카 대신 소주를 넣어 마시면 맛있다며 소주에 오렌지 주스를 섞어 마셔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는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도 학교에 가면 한결 나아진다"고 했다. 4학년과 6학년을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자신을 잘 따르고 수업을 즐거워해서 일하는 게 즐겁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라 영어가 부쩍부쩍 느는 게 느껴진다는 점도 보람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협동과 단체 생활을 강조하는 점이 미국과 가장 달라 보인다고 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힘을 모아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사람들도 서로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게 특징이라는 것이다. 그는 웃으며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들 음악을 즐겨듣고 노래방 가는 걸 즐기는 걸 염두에 둔 말이었다.


◆한국생활 초기엔 힘들다

그래도 힘든 점이 없을 수 없다. 그는 영어 수업을 담임교사와 함께 진행하는데 외국인 교사에게 다 떠넘겨버리고 도와주지 않는 경우가 가장 곤란하다고 했다. 자신의 학교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좋은 분들이지만 알고지내는 동료 외국인 교사들 가운데는 이런 불만을 하소연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AD

그는 자신은 사회생활을 하다가 건너왔기 때문에 웬만한 어려움은 참을 만한데 첫 직장을 한국에서 찾은 경우엔 힘들어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의 경우에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성탄절 전날 마이클은 3주 일정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시차 덕택에 "이브에 가서 이브에 도착할 수 있다"며 좋아했다. 평소에 가족들이 많이 그립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가족들이 원래 미국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미국에 있어도 어차피 자주 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에서 재미난 경험도 하고 저축도 하며 지내는 게 즐거워 "향수병(Home sick) 걱정은 전혀 없다"고 했다.

김도형 kuerte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