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곳곳에서 나눔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부터 이름 없는 기부자까지 많은 선행들이 행해 집니다. 분야도 사회복지, 환경 보전, 소외계층 지원, 김장나누기, 연탄은행, 청소년 멘토 등 다양하게 훈훈한 정을 나 누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보다 푸근하고 따뜻한 인정이 있는 사회로 변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얼마 전 우연히 본 미담의 주인공이 생각납니다. 어느 지방에서 작은 분식집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수입의 50% 가까이 를 어린이재단 등 복지단체에 15년째 기부하고 있답니다. 물론 그분은 자신이 죽고 싶을 정도로 어려운 시절에 주위의 도움을 받아 다시 재활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보답으로 선행을 베풀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 달 150만원안팎의 수입 에서 자신들도 자녀를 키우며 선뜻 거금을 내놓는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자신도 충분치 못하면서 하는 나눔이야말로 숭고함 그 자체입니다.
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다른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담한 연립주택에 차려진 신촌의 ‘ 한빛사랑나눔터’는 지방에서 올라와 힘겹게 치료를 받고 있는 소아암과 소아백혈병 환자들의 쉼터로 그곳에는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한 교수가 있습니다. 대학에서 사회봉사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제자들과 함께 쉼터의 아이들 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놀아주기도 하고 가끔은 캠프에 데려가기도 합니다. 그 교수는 “삶은 부메랑 같아서 좋은 것을 힘든 이에게 나눠주면 언젠가 같은 것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대구에는 ‘서로 돕고 사는 집’이라는 식당이 있답니다. 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식당을 운영하며 수입 전액은 이웃돕 기에 사용됩니다. 또 이 식당에선 주변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매주 2차례 반찬을 배달합니다. 쌀이 떨어지면 쌀도 갖 다드리고 난방을 못하는 집에는 전기장판 등 난방기구와 이불도 장만해 드립니다. 그러나 이 식당은 정부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회원 후원금과 물품 기부로 운영한다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큰 행복을 열어가는 공동체 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는 모임도 있습니다. 2년 전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만든 무료 연 결 과외사이트인 ‘이루미’는 영세 학생들과 무료 과외봉사에 나선 선생님을 연결해 주는 사이트로 이들의 목표는 ‘ 대가 없는 지식의 선순환’이라고 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그러나 회원은 1만여명에 이르나 자원 봉사 선생님이 1000명이 채 안 돼 아직은 부족함이 많다고 합니다.
여러 선행 중에도 올해 단연 돋보이는 것은 ‘생명 나눔’의 확산이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시며 각막을 기 증한 것을 계기로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이 불붙어 운동본부와 전국 기증센터에 기증을 희망한 사람은 지난 11월까지 17 만여명을 넘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2.4배나 급증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 남기고 간 울림은 아직 도 우리 주변에서 여운을 남기고 있으며 그 바이러스는 더 널리 퍼질 것입니다.
공자는 “작은 사람은 채우기 위해서 살고 큰 사람은 나누기 위해서 산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크기를 대볼 수는 없 지만 그들의 행동과 마음 씀씀이에서 우리들은 많은 차이를 느낍니다. 꼭 나눔을 기준으로 할 수는 없지만 ‘제주의 의 녀’로 알려진 김만덕 할머니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200년 전 제주에 대기근이 들자 조정에서 긴급 구호 식량을 보냈으나 풍랑을 만나 배가 전복되고 국민들이 기아상태를 헤매자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육지에서 쌀을 구입해 와 백성들을 구했다는 통큰 여장부의 이야기로 역사에 길이 남아 있습니다.
최근 ‘행복지수와 나눔의 효과’에 대한 한 조사에서 기부나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0% 정도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나타났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보고서에도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선한 일을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신체에까지 영향을 미쳐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나눔이 가져다주는 우리 생활의 순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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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계’는 작년에 비해 뜨겁지 않다고 합니다. 내년 1월 말 모금목표액 2212억원을 100도로 환산했을 때 지난 주말 현재 온도는 32.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8도에 비해 4도 넘게 낮아진 것으로 그만큼 기부의 손길이 줄었음을 보여줍니다. 일부 상류층의 소비는 늘었으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아직 얼어붙어 있어 선뜻 호주머니를 열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꾸준히 이어져 왔던 나눔 행보가 주춤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올해의 끝도 1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가까운 곳에서 나눔을 실천해봄은 어떨지 요. 나눔은 곧 자신에 대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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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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