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키 180cm 이하 남자는 루저(패배자)라는 '루저'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반대로 키가 크면 클수록 루저인 곳이 있다. 바로 경마의 기수의 세계다. 기수 사이에서 루저의 기준은 168cm이다.


20일 마사회에 따르면 2009년 경마 기수후보생 모집공고의 응모자격에 '신장 168cm 이하'라고 명시돼 있다. 키 작은 사람이 아니라 키 큰 사람을 차별하고 있는 경마 기수의 세계에서 신장 168cm 초과자는 진입조차 허용이 안 되는 루저다. 마사회가 기수 후보생을 선발 할 때 신장 제한을 두는 것은 부담중량이란 제도 때문이다.

부담중량이란 특정 경주에서 경주마가 짊어져야 하는 총 무게를 뜻한다. 이 무게에는 기수 몸무게와 안장, 모포 등 장구무게가 포함되므로, 키가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면 부담중량을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현역기수들에게 신장제한은 없지만 기수가 된 뒤에도 단신이 유리한 상황은 계속된다. 키가 작으면 체중 조절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마음껏 영양보충을 하면서 훈련을 할 수 있다. 반면에 키가 큰 기수들은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기 어렵다.

실제 경주성적은 신장과 성적의 역비례 한다고 한다. 서울경마공원 현역기수들 가운데 가장 키가 작은 최단신 10명의 2009년 평균 승수는 28.2승으로 키가 가장 큰 최장신 10명의 16.9승보다 월등히 많다.


서울경마공원 현역 기수 중 최단신은 146.7cm의 P기수로, P기수는 1987년 데뷔해 9900 번을 넘게 출전했고 지난 6월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1500승을 달성하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경마대통령'이라고 불리고 있는 P기수는 경마장에서는 단신이 유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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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신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투지와 노력으로 극복한 사례도 없지 않다. P기수에 이어 차세대 리딩자키로 떠오른 M기수는 162.7cm의 키로 현역기수 중 여덟 번째로 키가 크지만 작년 한 해 연간 최다승(128승)기록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도 낙마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다승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다.


마사회 관계자는 "P기수와 M기수의 사례는 노력하는 자 앞에서 키는 숫자일 뿐이며 키에 관계없이 누구나 위너(winner)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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