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강달러는 강한 미국 경제의 상징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여겨졌다. 이 때문에 최근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각국 정부들이 달러 위주의 외환 보유고를 다원화하기 시작하자 당장 미국의 패권이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러나 정작 미국 정부는 느긋한 입장.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4일(현지시간) 미 관료들이 약달러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여기에는 ‘아직까지’라는 전제가 붙는다.

CNBC는 최근 약달러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와 미국 정부의 몇몇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달러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이들은 모두 다른 부처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공통적으로 약달러 장세에 대한 큰 우려를 하지 않고 있었다고 전했다.


첫 번째 근거는 올 들어 달러 가치가 13% 가량 하락했지만 이는 대부분 지난해 금융위기 동안 얻었던 상승분을 다시 토해낸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 때문. 금융위기 당시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달러에 몰려들면서 달러 가치는 비정상적으로 치솟았었는데 이제 그 거품이 빠지면서 제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국채를 매각하는데 전혀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는 점도 재무부 관계자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국채 입찰에는 여전히 강한 수요가 있고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도 변함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달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 재무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 관료는 “통화가치가 이 정도 하락할 경우 다른 나라 같았으면 우려가 컸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미국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약달러로 인한 인플레이션 효과는 미미한 편”이라고 주장했다. 약달러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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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상수지 적자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도 근거가 된다. 지난 2006년 국내총생산(GDP)의 6.4%에 육박했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2분기 10년래 최저 수준인 2.8%까지 떨어졌다. 이는 미국이 외국에 지고 있는 빚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근거에도 불구하고 약달러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정말로 달러가 급락할 경우를 대비해 긴급 대책을 준비해 놓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책의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한 채 “약달러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의미에서 세운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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