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먹거리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대체 뭐가 미국 먹거리일까? 일본하면 스시, 이탈리아하면 스파게티 등 나라마다 대표하는 전통음식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미국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음식이라곤 햄버거 혹은 피자다. 그러나 이것들도 엄밀히 따지면 미국 전통음식이 아니다. 피자는 이탈리아 음식이고 햄버거는 샌드위치의 일종에 불과하다.
이렇기 때문에 아마도 사람들이 미국 먹거리 소개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 할지 모르겠다. 이와 같은 이유로 어떤 사람들은 미국은 스스로의 문화 자체가 없는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역사가 짧고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국가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믿는다.
미국의 역사는 짧다. 그리고 미국은 이민 국가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사실 때문에 미국의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다른 국가보다 더욱 풍부하고 뚜렷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먹거리 문화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먹거리는 여러 나라 민족들의 전통 문화가 융합되어 전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것이 우리가 평소에 즐기는 피자이며, 햄버거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할 미국 먹거리는 피자도 햄버거도 아니다. 필자는 이 컬럼의 첫 소재를 중국 음식으로 하고 싶었다.
중국과 미국? 사람들은 다시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굳이 중국 음식을 첫 번째로 꼽은 이유는 미국식 중국 음식의 소개가 미국 먹거리 문화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중국 음식은 분명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타국 음식 중 하나다. 그러나 막상 중국집에 가서 먹는 음식들인 자장면, 짬뽕, 탕수육 등은 중국에서 찾긴 힘들다. 중국에서 직접 유학 생활을 해본 필자의 경험으론 자장면과 탕수육 비슷한 음식은 있지만, 실제 이와 같은 중국 음식은 중국 본토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결국 자장면이나 탕수육은 '한국식 중국 음식'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전해졌으나,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인들 입맛에 맞게, 또한 한국 음식과 여러 가지 융합을 하면서 생겨난 한국 먹거리다. 이제부터 필자가 소개하는 미국 먹거리는 자장면과 같다고 이해하면 편할 것 같다.
미국에도 자장면처럼 자국 문화에 맞게 길들여진 중국 음식이 있다. 중국 음식점은 미국 어느 도시 어느 거리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만큼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중국 음식은 어떤 특색을 가지고 있을까?
5000년 중국 역사와 200년 미국 역사가 만나면 어떤 독특한 맛을 낼까? 미국에서 중국 음식은 그다지 고급 음식으로 취급 받진 못한다. 대신 대중들이 쉽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환영받고 있다. 미국 먹거리하면 가장 떠오르는 건 아마도 M자 사인의 맥도날드 등의 패스트푸드가 아닐까?
미국인들의 패스트푸드 사랑은 중국 음식에서도 통한다. 현재 미국에는 중국식 패스트푸드 음식점이 여럿 있다. 이런 중국식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이미 요리가 다 되어 진열대에 놓여 있어 사람들이 입맛대로 고르면 그대로 접시에 담아서 먹을 수 있게 되어있다. 중국식 패스트푸드, 이보다 더 미국적인 중국 음식이 있을까? 사족을 달면, 미국의 몇몇 한국 음식점들도 이처럼 패스트푸드 식으로 영업이 되는 곳이 있다.
대표적인 미국식 중국 음식은 "오렌지 치킨"을 들 수 있다. 어떤 음식점에선 '레몬 치킨'으로 불린다. 오렌지 치킨은 한국의 탕수육과 비슷하다. 바삭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고기에 달콤한 과일 소스가 뿌려져 그 씹자마자 퍼지는 과일향이 일품이다. 이는 아무래도 달짝지근하고 대체적으로 튀겨진 음식을 좋아하는 미국인 입맛에 잘 맞아 한국 사람에겐 조금 느끼할 수도 있다.
탕수육에 보통 돼지고기, 혹은 쇠고기를 쓰는 대신 닭고기를 쓰는 건 아마도 미국에서 닭고기가 가장 보편적이고 싼 육류이기 때문이다. 분명 미국인 입맛에 맞혀져 있지만, 탕수육과 비슷해 현지 한국 사람들도 좋아하고 나도 중국집에 가면 자주 찾는 요리 중 하나다. 특히 미국식 중국 음식은 한국 유학생들에겐 미국에서 찾을 수 있는 동양 음식 중 우리 입맛에 잘 맞고 또 가격도 저렴해 자주 찾는 음식 중 하나다.
오렌지 치킨 말고 다른 추천 미국식 중국 음식은 아무래도 볶음밥과 차오민이라는 볶음 국수다. 미국식 중국 음식점에서 볶음밥을 시키면 보통 재료들이 아주 알차다. 쇠고기, 돼지고기 혹은 새우등이 부족함 없이 꽉 차있고, 또 큼지막하게 썰어져 있어서 씹는 맛이 좋다.
차오민은 말 그대로 볶음 면인데, 역시 볶은 면과 여러 가지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나는 풍부한 맛에 허기를 채우기에도 부족하지 않다. 이들이 너무 느끼하다 싶으면, 어느 중국집에나 비치되어 있는 매콤한 소스를 뿌려먹으면 딱 알맞을 것이다.
피자가 이탈리아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미국 유명 브랜드 아래 전 세계에서 사랑 받듯이, 미국식 중국 음식도 미국 본토를 넘어 여러 나라로 뻗어나가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음식점이 몇몇 곳에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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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먹거리 문화를 보면 여러 민족의 문화 또한 엿볼 수 있다. 19세기에 중국 남부에서부터 태평양을 건너 온 중국 이민자들은 미국 서부의 열차 선로 건설과 터널 공사에 수많은 희생을 치렀다. 그런 과정 속에서 그들은 차이나타운을 만들었고, 자신들의 문화를 끝내 보존, 지금은 미국 사회의 한 부분이자 또한 독창적인 문화로 자리 잡아 많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5000년 중국사와 200년 미국사의 융합은, 단순한 수학적 계산의 결과물이 될 수 없으며, 이는 그 이상의 전혀 새로운 존재로 평가받아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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