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순위 1, 2기업이 전체 세액 공제 31% 6200억 가져가
수조원 대 영업이익 내는 통신사도 1000억 규모 ‘임투세’혜택
중소기업 임투세 혜택 크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올해 말 폐지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 임시투자세액(이하 임투세) 공제제도가 사실상 소수의 특정 대기업을 위한 보조금으로 전락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는 대기업들이 임투세 혜택을 통해 매년 1000억 원대 규모의 혜택을 받았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됐다.
이는 외환위기, 금융대란 등 비정상적인 경제 환경에서 경영악화에 따른 기업의 투자 여력 의 감소를 상쇄하고,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비상시적으로 진행한 임투세 본연의 취지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입수한 임투세 공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임투세 공제금액은 2조원에 이르지만, 재계순위 10위까지 대기업이 53% 임투세 혜택을 받으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S전자, H자동차 등 상위 2개 기업이 전체 세액공제의 31%인 6200억원을 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조’단위가 넘는 대기업들에게 임투세 혜택이 독점되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이는 곧 국민의 세금으로 대기업의 투자 보조금을 지출하게 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임투세 공제는 기업이 설비에 새로 투자할 때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투자금액 중 일정액(수도권 과밀억제권역 3%, 나머지 지역은 10%)을 법인세나 사업소득세에서 깎아주는 제도다. 1982년 이후 8년을 제외하고 약 20년간 유지됐다.
기획재정부는 임투세가 그야말로 임시로 투자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임만큼, 85%에 이르는 세금 혜택이 대기업 쪽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올해 말에 종료돼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투자여력에 큰 문제가 없는 대기업에게 자금이 지원되면서 혜택을 받아야 하는 중소기업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게 재정부의 판단이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임투세 공제는 말 그대로 임시로 해야하는 데 그렇지 못해 효과가 없었다”며 “중소기업을 위해선 임투세 공제를 폐지하고 R&D(연구개발) 등 원천기술 분야에 대한 세제혜택을 늘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R&D 세제혜택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수준으로 올려놓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동안 정치권과 재계에선 임투세 공제 폐지가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 신규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주장과 함께 임투세 공제 연장을 강력하게 촉구해왔다.
특히 중소기업과 함께 통신업계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정치권에선 임투세제가 폐지되면 통신업계의 법인세 부담이 2800억원 이상 늘어나 사실상 통신 신규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임투세 세액공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882억 원의 임투세 세액공재를 받는 통신사인 S사의 경우 영업이익이 2조599억 원에 1조277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임투세 공제를 받지 않아도 투자여력이 결코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수조원의 이익을 내면서 국민의 세금인 세액공제를 받겠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계열사와 통합한 통신사인 K사도 마찬가지. 지난해 1285억원의 세액공제를 받았지만 2조 6000 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투자여력은 충분한 상태이다. 결국 임투세가 폐지하더라도 통신업계의 투자여력이 감소하고 신규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이 부족하다는 통신업계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통신업계에선 “세제감면 중 임투세제의 비중은 91%에 이른다”면서 “통신업계는 설비투자 금액이 크기 때문에 임투세제의 효과가 투자를 촉진하는 대표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처럼 특정 대기업에 임투세 지원이 몰리면서 일부 정치권과 재계에서 주장해온 중소기업의 임투세 효과는 과장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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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관계자는 "실제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받는 투자세액공제총액중 임투세 공제 비중은 32.4%에 그쳤다"고 밝혔다. 오히려 R&D 세액공제가 전체의 60%(5110억원)를 차지한 상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에게 더 큰 혜택을 주려면 임투세보다는 R&D 세액공제를 넓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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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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