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10ㆍ28 재ㆍ보궐선거 참패로 격랑 속에 휩싸인 한나라당이 정몽준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11월 대정부질문, 내년도 예산안 심의, 미디어법 후속 처리 등 여야 정면대치가 예상되는 현안이 즐비해 최대한 신속하게 전열을 가다듬고 맞서야 한다는데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당 내 개혁 그룹은 "이대로는 내년 지방선거 필패"라며 쇄신론을 거론, 선거 패배의 후유증과 후폭풍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무엇보다도 올해 실시한 두 번의 재ㆍ보선에서 연이은 수도권 참패는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위기의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 대표가 최선을 다했기에 책임론을 정면에 제기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체제로는 내년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30일 "현 체제의 위기의식으로 내년 선거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자만에 불과하다"면서 "2석을 얻었기 때문에 완패는 아니라는 안일한 의식부터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민본21'도 전날 정 대표에게 쇄신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이들은 당장 정 대표 책임론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현 지도부가 중심으로 쇄신을 거부할 경우 책임론 성격인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모임의 김성식 의원은 "이 체제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측면에서 조기 전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내 위기의식은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한 정치일정과 맞물려 있다. 이명박 정권의 지지기반인 수도권의 붕괴는 지방선거 참패에 이어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 재선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당정청 시스템을 잘 조율하면서 당을 결속시킬 강한 리더십"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수원 장안과 같이 우리에게 유리한 지역이 연이어 붕괴될 것"이라고 조기전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조기전대 요구가 당내 전체 의원들에게 공감을 얻을지는 불투명하다. 친이(친 이명박)계 재선 의원은 "조기전대 주장은 내년에 1, 2월에 하자는 의미인데, 그 때 누가 나올 수 있냐"면서 "박근혜 전 대표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나오지 않는 한 조기전대 자체가 의미없다"고 말했다.
친박계도 회의적인 시각이다. 친박계 한 의원도 "지난 박희태 전 대표 때 당정청 시스템을 개선하고 쇄신하겠다면서 정 대표 체제가 들어섰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원인에 대한 처방부터 제대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 이경헌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정 대표가 당내 일각의 전면 쇄신론을 거부하고 대표직을 고수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대표로서 선거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개인적 리더십의 한계가 증명됐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식물형 대표가 될 가능성도 당분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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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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