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걸 재정차관 "재정건전성 회복 위한 출발점 만들기 고민도"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이용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28일 정부가 발표한 '2010년 예산안'과 관련, "경기회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유지하는 동시에,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출발점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차관 등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이용걸 제2차관) 아직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재정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또 2008~9년을 거치면서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출발점을 어떻게 만들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어떻게 보면 상충되는 두 가지 목표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재정의 큰 흐름을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전체 예산보다는 지출 규모를 줄이고, 재원 활용은 민생안정과 성장잠재력 확충에 집중함으로써 해결점을 모색했다.


-내년 예산에서도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지속한다고 했는데,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올해 예산보다는 규모가 줄어들었단 점에서 체감 효과는 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용걸) 재정정책의 성격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수입과 지출의 규모다. 내년엔 정부가 총수입보다 30조원 가량을 더 지출한다는 측면에서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본다. 총지출 증가율이 경상성장률보다 낮은 측면이 있긴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 운용은 계속된다.
▲(류성걸 예산실장) 재정정책의 기조는 여러 가지 지표를 종합해서 봐야 한다. 재정수지는 총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적자다. 지출이 많으면 적극적 재정정책이다. 경제상황이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에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진 재정정책의 적극적 역할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단, 적자 폭은 줄이려고 한다. 올해 전체 예산에 비해 지출 규모가 줄어들어서 적자폭이 좀 줄어든다고 해도 적극적 정책 기조는 지속된다.

-어느 분야의 지출을 가장 줄이려고 노력했나.
▲(류성걸) 특정 분야를 줄이겠다는 목표는 없었다. 성장잠재력 확충과 서민생활 안정, 일자리 창출, 법질서 확립, 그리고 국격(國格)에 맞는 재정지원 등에 내년 예산안 배분에 중점을 뒀다. 그런 원칙에 따라서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안을 심의, 평가해서 결정한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을 늘려서 다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어든 건 아닌지.
▲(이용걸) SOC 예산 증감 규모는 기준 시점에 따라 다르다. 지난해 정부가 처음 올해 예산안을 제출할 때 4대강 사업을 제외한 SOC 예산이 20조6000억원이었고,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수정예산안에서 24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당초 본예산과 비교하면 내년 예산이 줄어들진 않는다. 2007~8년 SOC 예산 18조~19조원 수준이었음과 비교할 때도 늘어난 것이다.
▲(류성걸) SOC 예산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5조4000억원 정도가 늘어났다. 내년 예산은 올해 추경을 포함한 전체 예산 규모보다는 줄어들지만 지난해 9월 정부가 내놓은 당초 예산안보다는 줄어들지 않게 했다. 단, 평가 결과 미흡하거나 예산 집행 부진 등으로 재정 투입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일부 사업은 규모를 줄였다.


- 외교·통일 분야 예산이 크게 늘었는데.
▲(류성걸) 올해 국민총소득(GNI) 대비로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는 0.11%, 약 1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내년에 0.13%로 2000억원 정도 늘리려 한다. 그동안 회계기준 차이로 체납된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 국제기구 분담금 납부액이 1000억원 정도 늘었다. 남북협력기금은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내년에도 지원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이 내년에 감소하는데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책은 있나.
▲(류성걸)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등 국책금융기관에 대한 지원은 수출 관련 지원을 제외하곤 대부분 중단된다. 내년에 전체적으로 경제가 활성화되면 민간 금융시장을 통해서도 관련 지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한 정책자금 지원도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관계자) 올해 신보와 기보에 약 2조원이 지원됐다. 내년에 추가 출연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보증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자금도 올해 금융시장 경색에 따라 중소기금에 대한 안정적인 자금 공급을 위해 긴급 편성한 부분이 있어서 내년에 그 부분이 축소되는 것이다. 또 소상공인 지원은 올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된다. 전체 예산 규모는 줄어들지만 중소기업 지원에 문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공무원 정원과 임금은 어떻게 되나.
▲(류성걸) 정원은 기본적으로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불가피하게 늘어나야 하는 부분만 순증시켰다. 공무원 보수는 올해 수준이 24조 정도인데, 여기서 호봉 승급분을 1.6% 내외를 올렸고, 금액 기준으론 전체적으로 0.5% 늘어났다. 과거엔 인건비가 과다 편성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 예산안 편성에선 이월 등 집행 실적이 부진한 부분을 철저히 따졌고 불용액은 다 삭감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된 경제 살리기를 위한 한시적 대책은 어떻게 되나.
▲(류성걸) 추경에 반영된 한시적 사업은 연말에 종료하는 게 원칙이다. 전체 36개 사업 중 20개가 종료된다. 나머지 사업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일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올해 1조3000억원 규모의 ‘희망근로프로젝트’는 지방경제 활성화와 서민 등 취약계층 지원에 굉장히 성공적이었고, 또 내년에 경기가 정상화되더라도 고용은 경기 후행적이란 특성을 띄기 때문에 규모는 올해 25만명에서 내년 10만명으로 축소하되,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반기 중에도 동절기(1~2월)엔 사업 수요가 적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4개월 정도만 시행되고, 예산 규모는 4500억원 정도다. 당초 ‘희망근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집행상의 어려움이 예상됐던 상품권 지급은 오히려 지방경제, 특히 ‘골목시장’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돼 급여의 30% 수준에서 내년에도 유지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은 어떻게 되나.
▲(류성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은 관련해선 올해 일반회계상에 285억원이 예비비로 잡혀 있다. 여기에 고용보험기금의 900억원을 포함하면 1185억원 규모다. 그러나 앞서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될 때 부대의견으로 비정규직법 개정 때까지 집행을 유보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비정규직법이 개정되지 않아 이 부분은 일단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내년 세외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
▲(류성걸) 주식 등 관유물 매각대금, 벌금 등을 포함해 24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당초 올해 예정이었던 기업은행 매각대금 1조2000억원도 포함돼 있다. 주식매각 등의 경우 해당 연도의 경제여건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아 일단 예산안에선 편성하되, 상황이 안 되면 매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년에 경제 활력이 회복되면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 외 공기업 매각 수입 대상엔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포함돼 있고, 산업은행에 대한 민영화 계획도 반영돼 있다.


- 국채이자 부담은 얼마나 되나.
▲(류성걸) 내년 전체로 봤을 때 20조원 수준이다.


- 내년 예산안의 전제가 된 환율과 유가는.
▲(류성걸) 환율은 전망치가 아니라 실적 환율을 사용했다. 보통 이전 3~6개월 간의 실적 환율 쓰는데 이번엔 지난해 9월 리먼 사태 이후 환율 변동이 굉장히 심해서 최근 2개월 환율의 평균치를 반영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63달러로 전제했다.


-‘이색사업’ 중 재정부가 가장 관심 갖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류성걸) 이색사업 28개는 무순(無順)이다. ‘희망키움통장’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 하루 빨리 탈(脫)수급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키 위해 신설키로 했다. 또 ‘취약계층 주택 개·보수’는 자가 주택이 있지만 주거 환경을 개선할 형편이 안 되는 경우를 지원키 위한 것으로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선진형 스마트샵 육성’은 기업형 수퍼마켓(SSM) 출점 확대에 따른 골목상권 보호와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1110억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하려 한다. 이 가운데 110억원은 컨설팅 등 직접 보조금 형태로 지원되고, 1000억원은 시설 개량에 쓰인다. ‘의료관광 육성’은 앞으로 의료산업과 관광산업을 합쳐서 신성장동력으로 지원키 위한 것이다.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모델도시 사업’은 5개 도시에 지원된다. ‘민영교도소 운영지원’은 관련 법이 지난 2000년 마련됐으나 실제 설치 및 운영은 내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외국의 경우 효율적인 교정 업무를 통해 재범률을 낮추는데 민영교도소가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외선거 관리’는 오는 2012년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부터 재외국민 투표가 가능해짐을 반영해 시범적으로 41개 공관에서 모의선거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민영교도소를 도입 중인 나라는.
▲(관계자) 미국과 호주, 영국,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개국이다.


-‘비인기 경기종목 활성화’와 ‘병사 쌀떡 케익 지급’에 대해 설명해달라.
▲(관계자) ‘비인기 경기종목 활성화’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핸드볼 등의 종목이 좋은 성적을 거뒀고 이명박 대통령이 참가 선수단과의 만찬 때 관련 건의를 받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산을 요구한 게 반영됐다. ‘쌀떡 케익’의 경우는 그동안 일선 군부대에서 중대장, 또는 소대장이 장병들의 사기 진작 차원서 자비로 생일 케익을 사주는 게 관행이었다고 들었다. 그런 부담 덜어준단 측면에서, 또 기왕이면 남는 쌀을 이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반영된 것이다.


-‘방과후 종일돌봄교실 한시지원’과 ‘퇴직전문가 공공서비스 수출지원’, ‘황새마을 조성’은.
▲(류성걸) ‘방과후 종일돌봄교실’은 기본적으로 지방자체단체 사업이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내년 예산안에서 한시적으로 2000개 학교에 지원하는 건 운영비가 아니라 리모델링 등 시설비 지원이다. ‘퇴직전문가 공공서비스 수출지원’은 현재도 외교통상부 등에서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전력이나 물 관리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우리 경험을 개발도상국 등에 전파하고 해당 국가에서 수요가 있으면 해당 분야 기술 인력을 통해 수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관계자) ‘황새마을 조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인 황새를 텃새화하는 과제다. 현재 충북 청주 교원대에서 80마리 정도를 사육해서 텃새화했다. 그러나 지자체나 학교 차원에선 이 사업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해서 국가 차원에서 사육 장소를 공모했고, 그 결과 충남 예산이 선정돼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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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상의 성장률 전망이 너무 낙관적인 건 아닌지.
▲(권오봉 재정정책국장) 내년도 성장률 전망은 수출, 내수, 설비, 투자 등 각 지출 분야별 전망을 모두 감안해서 반영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5~5% 정도라는 일반적 추계에 따라 5%를 실질성장률로 삼았다. 지난해 ‘2008~12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선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목표로 삼은 ‘7% 성장’을 근거로 삼았지만,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 이후 여러 경제지표들이 나빠져서 이번 계획은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뒀다. ‘낙관적’인 경제성장 전망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재정건전성 강화 유인을 약화시키는 결과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 ‘7% 성장’을 위한 기반 강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2009~13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농림수산식품 등의 재정투자 증가율이 평균보다 낮은 이유는
▲(이용걸) 올해 예산안을 편성할 땐 ‘2008~12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산업 등의 재정투자 비중을 높였다. 그러다보니 산술적으로 이번 계획에선 증가율이 낮아진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도 그렇고 경기의 큰 흐름을 볼 때, 앞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해당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역량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건 민간이 하도록 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다만, 미래 먹거리 마련에 핵심이 되는 연구·개발(R&D)과 교육 분야는 공공재 성격을 늘리는데 정부가 역점을 두기로 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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