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前농식품부 장관, 회고록 박미향에서 밝혀

'지저분한 도축장에서 한 남자가 쓰러진 소를 전기 충격기로 찌르고 있었다.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비틀거리며 일어서던 소는 이내 중심을 잃고 주저앉았다.
프로그램 제목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였다. 누가보더라도 광우병에 걸린 소로 비쳐지는 장면이었다. 음산한 음악까지 더해졌다.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화면이 바뀌었다. 장례식 장면이었다. 한 여성이 절규했다. 미국인 여학생의 죽음을 다루었다. 인간광우병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도 그런 충격이 올지 모른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정운천 전(前) 농림수산식품장관의 집필한 자서전 박미향에 나온 한 대목이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광우병 위험을 소개한 MBC PD수첩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서전을 통해, "방송을 보고 있지나 미국 소가 전부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느꼈다"며 "PD수첩은 쇠고기 협상에 관한 보도가 아니라 광우병에 초점을 맞춘 공포의 드라마였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방송을 보면 마치 "쇠고기 협상을 담당한 사람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여겨졌다"며 "국민들을 광우병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라고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정 전 장관은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전문가와 학자들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쇠고기 협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우호적인 말을 했다가 집단 뭇매를 맞을 것을 우려해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그는 자서전을 통해 당시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던 광우병에 대한 잘 못된 보도에 대해 자세하게 해명했다. 사실과 다르게 왜곡된 부분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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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무병 파동에 따른 촛불 정국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 전 장관은 모든 원망과 분노는 조용히 삭였다며, 단지 지난 3월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은 촞불정국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자서전에선 이밖에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 농업인에서 장관까지 오르게 된 사연, 농업이 현재 처한 현실과 대안에 대해 숨겨진 사연과 그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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