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영희 노동부 장관의 '7월 100만해고대란설'이 촉발한 비정규직법 논란으로 노동부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이장관은 3일 단행된 개각에서 예상대로 교체됐다. 공교롭게도 이날로 예정됐던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 발표도 당정협의가 연기됐다는 이유로 하루 미뤄졌다. 조사결과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일반 시민들과 언론 등에서는 '노동부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쇼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노동부는 당초 8월초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그러나 발표는 계속 미뤄졌다.그리고 그 사이 노동부의 주장과는 달리 정규직전환률이 50%를 넘는 다는 주장도 잇따라다. 그 결과 노동부가 통계를 조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만 증폭됐다.


"생각보다 통계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결과 발표를 위해 자료 가공 중"이라는 말만 한달 가까이 되풀이 했던 노동부가 내놓은 자료는 고작 2쪽 뿐이었다. 20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은 단순히 노동계의 현안이 아니다. 내 가족, 내 이웃의 문제이고 우리 모두의 삶이 걸린 문제가 아닌가. 그런데 정부는 달랑 2장의 종이로 정리해버리는 무성의를 보였다.

거의 매일 '비정규직 해고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한다'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던 이 장관의 목소리는 그저 메아리였던가.


국민들은 변명에 급급한 정부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노동부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사실을 유포했다'는 비난을 겸허히 수용하고, 잘못된 판단을 사과하며, 이같은 사과를 계기로 더욱 신뢰받고, 책임있는 정책을 펼친다면 박수를 쳐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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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교체대상으로 꼽혔던 이 장관은 결국 비정규직에 관한한 '일'만 벌려놓은채 물러났다. 사정이 이러니 정권 실세라는 임태희 내정자가 '제2기 노동부'를 어떻게 이끌고 갈 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임 내정자가 '비노동전문가'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벼랑끝에 내몰린 노동부를 구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직한 대답이 필요할 것이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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