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경제관 차이 따른 '엇박자' 우려도

'9.3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한마디로 '경제 내각'이다.


청와대가 3일 발표한 내각 인사에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신임 국무총리에 지명됐고, 또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집권여당의 '정책브레인' 역할을 수행해온 임태희,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이 각각 노동부와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로 발탁됐다.

여기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장관급인 진동수 금융위원장,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등 기존 내각의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을 합하면 총리를 포함해 전체 17명 국무위원 가운데 7명이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들로 채워졌다.


지난달 31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도 윤진식 경제수석이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 사이에 신설된 정책실장을 겸임토록 하고, 현 정부 초대 재정부 장관이었던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상근직인 대통령 경제특보에 임명하는 등 '정통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중용됐다.

세계 경제위기의 파고 속에 단행된 지난 '1.19개각'이 정책에 대한 신뢰제고와 시장안정을 위한 '경제 트로이카(윤증현-윤진식-진동수)' 체제를 구축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이번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경제적 식견을 갖춘 전문가들을 주요 정책분야에 대거 투입함으로써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全) 방위로 이른바 'MB노믹스(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운용 기조)'를 확산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집권 중반기 경제적으로는 위기 극복과 더불어 위기 이후를 대비한 성장잠재력 확충에 힘을 쏟는 한편, 중도실용의 국정철학과 친 서민 정책 추진을 다각도로 뒷받침함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처럼 저마다 뚜렷한 경제관을 가진 이들이 '불협화음'을 낼 경우 "주요 현안에 대한 부처 간 정책 '엇박자'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 총리 후보자의 경우 그간 정부의 '감세(減稅) 정책'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에 대해 수차례 비판적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 본인은 "대통령과 경제철학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으나, 한 여권 인사는 "본인에게 부여된 권한을 본격적으로 행사하는 시점이 되면 어떤 '소신 발언'이 나올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다른 여권 인사도 "정 후보자가 학자로선 높이 평가받지만 실무 정책에 대한 경험이 없는 만큼 자리를 잡는데 시일이 좀 걸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는 "총리직 제의를 고심끝에 수락한 만큼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하다.


정 후보자가 총리직 수락 소감문에서 "각계 각층의 지혜와 경륜을 모아 사회통합의 디딤돌을 놓고 원칙과 정도로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가겠다"며 경제위기 극복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에 방점을 찍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임태희, 최경환 후보자에 대해선 일부 우려가 있긴 하지만, "무난할 행정을 펼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출신 성분'이 확연히 다른 정 후보자와 달리 이들은 다른 경제부처 장관들과 마찬가지로 공직 경험이 있는 행정고시 선후배 사이란 점에서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최 후보자는 옛 경제기획원(EPB) 인맥으로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임 후보자는 윤증현 장관이나 윤진식 수석, 강만수 특보 등과 함께 옛 재무부(MOF) 출신이란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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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임 후보자의 경우 노동문제에 있어선 '비전문가'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MB노믹스'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지 않냐"면서 "정부가 추구하는 노사관계 선진화나 노동시장 유연화 등의 과제에 있어 나름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심을 현장에서 체험한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 각자의 장점을 살려 정책을 조율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게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공통된 기대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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