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결승에서 우승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 캐스터 세메냐(18)의 성 정체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세메냐는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1분 55초 45라는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세메냐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 주유소에서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직원들에게 거부당했다. 주유소 직원들이 세메냐를 남자로 생각했던 것.


당시 세메냐는 "팬티라도 벗어 여자임을 입증해야겠느냐"며 웃어 넘겼다고.

세계 육상계는 지금 웃을 분위기가 아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결승 4시간 전에야 세메냐의 성별 검사에 착수했다. 따라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세메냐는 결승전을 치를 수 있었다.


성별 검사에는 부인과 의학, 심리학, 유전학, 내분비학 검사가 수반된다.


이번 논란이 커진 것은 남아공육상경기연맹(ASA)에서 세메냐에 대한 성별 검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해 세메냐가 자신의 기록을 11초나 단축하자 의구심이 증폭됐다.


IAFF는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세메냐의 발달된 근육, 굵은 목소리, 남성 같은 외모에 대해 일찌감치 답해야 했다는 것이다.


의혹은 인터넷을 타고 확산됐다. 그러나 ASA는 메달에 눈이 멀어 이를 외면해버렸다.


IAFF의 닉 데이비스 대변인은 "세메냐의 성 정체성과 관련해 아직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증거도 없이 세메냐의 결승 출전을 막을 순 없었다"고 해명했다.


세메냐를 지도하고 있는 마이클 세메 감독은 "룸 메이트들이 이미 세메냐의 벗은 모습을 목격했다"며 발끈했다.


이에 대해 운동심리학자인 로스 터커 박사는 "남성의 성기가 없다는 것만으로 여성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심지어 유전학 검사로도 확정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세메냐는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1차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 뒤 남아공주니어선수권대회 최고 기록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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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프리카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1분 56초 72로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최고 기록 경신에 성공했다.


세메냐는 성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없을 듯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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