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김 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을 창립했을때 제가 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동건씨가 사회를 보고 손숙씨가 시를 낭송하고, 저는 노래를 불렀지요. 셋을 김 전 대통령이 불러서 저녁을 먹고 5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어요. 그 때 동건이형하고 손숙씨는 김 전 대통령이 어려워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 저는 막 들이대고 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손숙씨는 그 자리에서 얌전하게 있어서 장관자리가 왔었나봐요. 어쨌든 가신님의 명복을 두손모아 간절히 빕니다."

가수 겸 화가인 조영남씨가 19일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을 만나 느꼈던 소소한 감정들을 밝히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조 씨는 김 전 대통령의 탁월한 기억력과 꼼꼼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특이한 것은 역사이야기를 하실 때 모든 연도를 외십니다. 그건 정말 탁월한 부분이었습니다. 병인양요, 을사조약이 몇년인지, 그런 것을 명확한 기억력으로 외시기에 '선생님은 저희 작은 아버지 생년월일도 한 번 들으시면 외우시겠네요'라며 웃겨드리기도 했습니다."


"또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수첩을 꺼내 메모를 하시는데, 수첩에 글씨가 가득해 새까만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위대한 사람들은 치밀하고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구나 절실히 느꼈던 순간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해박한 지식으로 이야기가 끊이지않는 사람이었다고 조 씨는 말한다.


"주로 지역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이야기가 후백제에서부터 거슬러서 내려 오기도 했지요. 저는 지역에 대한 편견은 태고적부터 이어져왔다고 말했습니다. 아브라함과 야곱의 시대부터 지역에 대한 편견이 존재했다고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너무 재미있었는데..."


또 한 번은 여성회관 오픈파티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제가 가서 노래를 불렀는데 주빈으로 오신 김 전 대통령이 '왜 조영남이를 추남이라고 하냐. 내 보기엔 잘생겼는데 다음부터는 못생겼다고 하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저를 많이 이뻐해주셨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업적이라고 조영남은 강조했다.


"우리의 고질병인 지역감정을 타파하고 동서화합을 일궈낸 장본인이십니다. 저도 '화계장터'라는 노래로 김 전 대통령과는 묘한 인연이 됐습니다. 동지(同志)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김 전 대통령은 몸을 불살라 화합을 이루신 분이고, 저는 충청도 출생이지만 '화개장터'를 부르며 적극적인 측면지원을 한 기분입니다."


김 전 대통령의 전 생애는 "민족화합과 민주화를 위해 최선의 삶"이었다고 조 씨는 생각한다. 그래서 고인의 가시는 길에 기리는 마음을 보낸다.

AD

"이제는 그 분을 기리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진심으로 그 분을 추억하고 뜻을 기리는 것에 마음을 모을 것입니다."


김 전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폐렴으로 신촌세브란스에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85세의 나이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