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 주(州) 몽고메리 소재 대형은행인 콜로니얼뱅크가 파산했다. 자산 250억달러인 콜로니얼의 파산은 지난해 미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 뮤추얼과 인디맥의 파산 이후 최대 규모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이어 금융 위기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경영에도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 재무부는 콜로니얼에 5억달러를 지원해주는 대가로 3억달러를 민간에서 자체 조달할 것을 요구했다. 콜로니얼은 올해 3월 모기지업체 테일러, 빈 앤 위태커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셈이었지만 지난달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국을 맞게 됐다.
콜로니얼의 지점과 예금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중재에 의해 노스캐롤라이나에 본거지를 둔 지역은행 BB&T로 넘어가게 됐다. 11개주에서 영업하고 있는 BB&T는 콜로니얼 인수로 미국 내 예금 자산 기준 8위 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이로써 올 들어 파산한 미국 은행 수는 7월 1일 이후에만 32건에 달하는 등 총 77건으로 늘어났다. 이는 1992년 저축·대부조합(S&L) 사태 이후 최대 수준이다.
미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파산이 줄을 잇자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에 힘입어 2분기(4~6월) 골드만삭스가 창사 140년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씨티그룹, JP모건 등 대형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으로 쏟아낸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업용 모기지 부실 증가로 향후 지방은행들의 파산은 한층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당국의 초조함은 더하다.
FDIC의 3월 말 기준 예금보험기금 잔액은 130억달러로, 일각에서는 은행 파산이 늘어날 경우 보험금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부실 규모가 큰 지방은행의 부실자산만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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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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