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5일 LCD패널 쌍방구매 MOU

TV용 LCD패널은 교차구매 합의 못해 '절반의 성공'


앞으로 삼성전자의 PC모니터에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LCD패널이 장착된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의 복수 관계자는 "오는 25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삼성전자와 LCD(액정표시장치) 교차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12일 밝혔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TV, PC모니터 등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LG 양사가 LCD패널을 교차 구매해 사용하게 된다는 점은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부족한 LCD패널을 대만 등 해외 제조업체로부터 공급을 받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MOU에는 삼성전자 TV사업부가 LG의 17인치 PC모니터를 월 4만 대 정도 구매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삼성전자의 22인치 PC형모니터를 구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일본 소니와 50대 50의 합장법인인 탕정 소재의 S-LCD를 통해 LCD패널을 절반을 소니에게 제공했다. 소니의 경우, 자체 LCD패널 제조사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8세대 라인까지 합작을 통해 공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소니가 LCD패널의 공급처 다변화를 내서며 10세대 라인부터는 샤프와 손잡을 것을 밝히면서 S-LCD의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소니로부터 적지 않은 물량을 공급했던 LG의 입장에선 소니가 샤프와 합작계획을 밝힌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소니가 국내 기업인 샤프와 손을 잡으면서 우리기업들 역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1년여 동안 뚜렷한 진전이 없었던 LCD교차 구매 협상이 급물살을 탄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교차구매에 적극적이었던 반해 삼성전자 쪽은 사실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기자와 만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간 벌이는 ‘무한경쟁’으로 오히려 대만업체들의 배만 부르게 한다”며 “마치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우 배만 불리는 형국”이라며 교차구매를 적극 희망한 바 있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각각 다양한 인치대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부족할 경우 서로 국내 업체간에 패널을 구입하는 것이 좋은데, 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애꿎이 대만의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서로 제 살 깎아 먹기 식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생각은 달랐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양사에서 내걸고 있는 TV 스크린 규격이 제각각이어서 패널 상호구매가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며 “TV제작을 위해 금형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등의 추가적인 개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예를 들어, 46인치 TV만 생산하는 삼성전자가 LG의 47인치 LCD 패널을 구매하려면 TV제작을 위해 금형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등의 추가적인 개발 비용을 내야 한다. 특히 46인치나 47인치나 소비자가 선택하는 데 있어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굳이 추가적인 개발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47인치 LCD패널을 구매할지가 의문이다.


실제로 이번 MOU에선 TV용 30인치 이상의 LCD패널 교차 구매에 대한 합의까지는 도출하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정부에선 수입 대체효과가 큰 TV용 LCD패널에 대한 교차 구매를 원했지만 호환성 문제때문에 비용이 추가로 든다면서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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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TV가 VA방식인데 반해 LG전자는 IPS방식을 채택하다보니 교차 구매에 따른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선 이번 MOU 체결은 교차 구매 모델과 수량 여부를 떠나서 국내기업간의 상생협력을 이뤄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물론 대만에서 사오던 PC용 소형 LCD패널에 대한 수입대체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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