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평가제 도입으로 홍콩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이 23% 증발했다고 4일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100대 상장사의 총매출은 1조2624억 달러로 17%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23% 급감한 1430억 달러로 집계됐다.
FT는 순이익 감소 주요인으로 회계 규정의 변경을 꼽았다. 비현금성 자산과 금융상품에 대해 시가평가를 적용하면서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이 고스란히 반영, 평가손실이 전년에 비해 두 배 늘어난 833억 달러에 달했다는 것.
시장 전문가는 기업 이익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출이 증가한 데서 볼 수 있듯 실적이 악화된 것은 보유 자산의 평가손실에 따른 것일 뿐 기업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스티븐 테일러 딜로이트 파트너는 “100대 상장사는 2008년 하반기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매출을 늘렸다"며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비현금성 자산과 각종 투자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시가 살아난 데 따라 투자자산의 시가평가 결과가 향상될 수 있어 향후 기업 이익이 극심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딜로이트의 조사 결과 특히 금융서비스와 부동산 업종이 시가평가 도입에 따라 커다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기업들 사이에 파생상품 거래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외환이나 금리 등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파생상품을 보유한 기업은 61개사로 전년 대비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대기업 시틱 퍼시픽은 지난해 호주 달러화와 유로화 하락에 베팅하는 파생상품 거래에 나섰다가 19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다.
딜로이트는 시가평가 도입에 따라 회계상 이익 변동성이 높아지자 기업들 사이에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 100대 상장사에는 HSBC와 차이나모바일, 리카싱이 운영하는 허치슨왐포아 등이 포함됐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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