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외부세계와 단절됐던 이라크의 유전에서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라크가 석유산업을 국유화한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석유 개발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24일 보도했다.

만약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외국 석유업체들은 이라크에 진출해 전쟁으로 여러 해 동안 황폐화 된 유전 개발을 돕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라크의 까다로운 정책과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그 과정이 결코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과 당국자들은 입찰을 미룰 것을 촉구하고 있다. 후세인 알-샤흐리스타니 이라크 석유장관이 지난 23일 의회에 출석했을 당시 일부 의원들은 이번 입찰의 합법성과 외국기업들에게 유리한 조항들에 대한 질문을 퍼부었다.

그러나 후세인 장관과 정부 관료들은 입찰은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찰 계획은 전쟁으로 거의 붕괴된 이라크의 경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라크는 최대 석유 공급국가 중 하나로 매장량이 1150억배럴에 달한다. 만약 외국 기술만 도입된다면 이라크는 4~5년내 1일 생산량을 현재의 240만배럴에서 400만배럴로 늘릴 수 있다.

안전상의 리스크가 있다고는 하지만 서방의 석유업체들은 이라크에 진출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아직 미개척된 이라크의 경우 외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이라크의 유전 대외 개방은 2000년 카스피해 연안에서 카샤간 유전을 발견한 이래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라크 석유부에 따르면 현재 약 120개 업체가 오는 29일~30일의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으며 그중 35개 업체는 입찰 참여 자격을 획득했다. 여기에는 엑슨모빌, 로얄더치쉘을 비롯해 이탈리아 최대 석유회사인 에니, 러시아 2위 석유업체 루코일, 중국의 시노펙 등 쟁쟁한 석유업체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에 입찰 대상인 6개 유전의 매장량은 430여억 배럴로 외국 업체들은 가장 좋은 부분을 얻진 못하겠지만 원유 개발 수입은 챙길 수 있다.

이미 알려진 이라크의 80개 유전 중 20여개 만이 완전 개방 또는 부분 개방 상태다. 이라크의 유전은 비교적 채굴이 쉽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든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석유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탐사 및 개발 비용을 배럴당 약 1.5~2.25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5달러이며 캐나다는 20달러에 달한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사무엘 시스주크 중동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낙찰 기업은 다량의 원유를 얻는 것 외에 이라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후세인 장관에게는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이미 예산 위기에 직면한 상태에서 원유 생산량만으로는 이같은 적자를 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국회의원들과 일부 당국자들은 이번 입찰로 외국인들이 지나치게 많은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입찰을 계획대로 밀고 나갈 계획이다. 누리 알 말리키 총리의 대변인은 이번 달 초 후세인 장관과 함께 이번 입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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