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 지수는 연고점 1437.76포인트를 2포인트 눈앞에 두고 물러섰다. 연고점에 근접해 갈수록 개인이 차익매물을 많이 내놨고 기관도 장 종료를 앞두고 팔자세로 돌아섰다. 이에 상승폭을 반납하며 전일대비 4.51포인트(0.32%) 상승한 1419.39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이 3700억원 가량을 팔았고 기관 역시 같은 규모의 물량을 쏟아냈다. 외국인이 7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사들였다. 네마녀의 날을 맞아 외국인은 사상 8번째의 대규모 매수세를 기록한 것.
12일 증권 전문가들은 박스권 장세 지속과 추가 상승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지수 방향성보다는 종목 선별에 초점을 두라"고 조언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 미국에서 조기 금리인상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제 유가도 아직까지는 수요 뒷받침이 약하고 글로벌 디레버리지가 끝나지 않아 예전같은 투기 수요의 급증도 어려울 것이다.
과다하게 풀린 유동성을 감안할 때 중장기 인플레 노출에는 유의하되, 현재는 인플레 위험을 의식할 정도가 아니다. 전일 한은의 금리동결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로 전고점 1437포인트를 넘긴다해도 이내 1350~1450포인트의 박스권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회복에 대한 방향성이 잡힌 이상 지표에서 얻게 될 모멘텀 강도가 제한적이다. 수급상 외국인 단독으로는 만기 이후에도 프로그램 매매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떄문이다. 방향성이 유보된 채 상승과 조정이 반복될 수 있다.
변동성에 일일히 대응하기 보다 차분하게 2분기 실적주를 가려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IT와 금융섹터에 주목한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 지난 3월 초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가 장중에 깨진 이후 국내 증시는 신용위기의 마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풍부한 유동성 유입으로 두달만인 5월 초 1400포인트를 넘어섰다. 단기간에 40%를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후 주가는 본격적 경기회복 시기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기관들의 매도로 두달여에 걸친 조정을 받고 있다.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 외국인들만의 매수,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도 어렵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고 있고 동유럽발 금융위기와 미 금융권의 카드 및 상업대출 부실증가 등이 여전히 문제다. 또 인플레이션 문제와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하락장에서는 큰 변수다.
지수에 대한 부담을 버린다면 의외로 투자전략을 짜지가 쉽다. 최근 유동성 장세는 이전 장세와는 차별성이 있다. 주도세력이 개인투자자가 아닌 외국인, 기관이라는 점과 주도주도 대중주가 아닌 업종 내 개별 우량주라는 것이다. 지난 3월 이후 삼성이미징, 효성, 엔씨소프트, LS산전, 삼성테크윈 등의 주식은 단기간에 모두 100% 이상 상승헸다. 지수에 대한 전망보다는 종목 고르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글로벌 증시가 5월 이후 평균 13% 이상 올랐지만 코스피는 3.7%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한국이 글로벌 증시의 상승흐름에서 소외될 이유는 없어 보인다.
OECD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 가량의 경기선행지수가 이미 상승세로 돌아섰거나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 신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 비관론자로 알려진 폴 크루그먼 교수까지 오는 9월경이면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경제를 바라보는 시가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코스피가 1400선으로 올라섰지만 지난 4월말의 1300선 당시보다 PER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실적 전망 상향조정에 힘입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 IT와 자동차 등 한국 대표 수출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PER이 부담스럽지만은 않다.
상승추세 자체를 의심할 상황은 아니며 종목별 대응에 초점을 맞추는 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실적, 수급을 고려해야 한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전날 금통위의 발표는 중립적이며 주식시장에는 다소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바닥에 대한 확인을 통해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했고 현재의 금융완화 기조를 고수하기로 한 점은 유동성 장세 연장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도 정책 핵심을 경기회복에 두겠다고 밝힌 점은 금리인상 우려를 불식시키는 호재로 판단한다.
지난 주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 중 대폭 증가한 실업률과는 반대로 비농업 부문의 취업 종사자 수 감소세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기업들이 더 이상의 감원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득 및 소비 측면 회복도 기대된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 소매 판매 증가율은 컨센서스 수준인 0.5% 증가로 나타났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지난주 대비 감소했다. 이처럼 경기 회복 과정이 진행 중이라는 시그널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는 이어질 수 있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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