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언제 올릴까.'

최근들어 새롭게 부상한 금융시장의 화두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다. 금융권에 쏟아 부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제거할 묘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기 시작한 데다 이머징마켓부터 기업 회사채까지 위험자산이 상승 곡선을 그리자 시장의 눈은 각 국 중앙은행을 향하고 있다.

FRB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이른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를 추진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 공격적인 양적완화로 걷잡을 수 없이 유동성이 팽창하면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국제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를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앱솔루터 스트래티지 리서치의 데이비드 보워는 "연초에 투자자들이 정책자들을 두고 너무 소극적이라고 볼멘 소리를 했던 것처럼 올해 연말이면 투자자들 사이에 금융 정책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유동성을 창출했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번 주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8개국(G8) 재무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표정이다. 장기채 금리 상승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고, 이 때 '출구 전략'에 대한 정상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시장은 또 2주 후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 가능성이나 유동성 제거 전략에 대한 암시를 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투자가들은 이에 대해 섣부른 관측이라고 일축한다. 정책자들이 잘못 나섰다가는 오히려 금융시장을 더 크게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암시를 줄 리가 없다는 것.

시장과 달리 정책자와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실제 경기 움직임보다 강력한 회복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페이덴 앤 라이겔의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히긴스는 "경기 침체 탈출은 아직 먼 얘기이며, 미국의 경제 회복은 과거 침체기보다 더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양적완화가 전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중앙은행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유동성을 흡수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심지어 일부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가 아직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한 규모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웰스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이 뮬러 "FRB가 단기 금리를 인상하면서 양적 완화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금리를 올리기 전에 먼저 대규모 증권 매입을 중단할 것이라는 가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시일 안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모간 스탠리 채권 전략가 케빈 플레이너건은 "실업률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한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며 "시장의 금리 인상 시기 저울질은 지나치게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은 2009년이 아니라 2010년 이후 고민할 일이라는 얘기다.

한편 1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94%를 기록, 4%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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