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인들에게는 금 매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화폐가치가 매일같이 떨어지니 이를 대신할 자산으로 금이 인기라는 것이다. 화폐가치 하락은 필연적으로 물가상승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9일 신화통신은 분석기사를 내놓고 달러 약세와 중국내 유동성 과잉으로 중국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이 가중된다는 경고음을 울렸다.
통신은 실물자산 매입 열풍은 금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유ㆍ농산물 등 원자재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가격은 꾸준히 오르며 월중 최대폭 증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좡지엔(莊健) 아시아개발은행(ADB) 베이징사무소 선임연구원은 "달러가치 하락과 투기세력이 실물자산 가격폭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경기회복을 위해 푼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달러가치 하락과 함께 인플레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를 대체할 다른 실물자산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도 인플레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통화당국이 인플레가 출현하기 전에 유동성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값싼 자금이 은행을 빠져나가며 새로운 자산가격 거품을 만들어낼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19개 실물자산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글로벌 원자재 가격지수인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지난달 14%나 올랐다. 지수가 만들어진 1957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30% 폭등한 원유(WTI) 가격은 지난 5일 지난해 10월5일 이후 가장 높은 배럴당 70.32달러로 올랐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과 OPEC 생산 감축에 따라 올해말에 유가가 85달러에 이르고 내년말에는 9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밖의 다른 실물자산도 급등세를 보였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은 지난 두달간 30% 올랐다.
금은 지난해 10월 온스당 682.4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992.10달러까지 오르며 1000달러선을 돌파할 기세다.
콩ㆍ밀ㆍ옥수수 등 농산물 가격도 15~30%씩 고른 상승세다.
좡지엔 선임연구원은 수요는 회복되고 있지만 실제 수요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중국은 사재기를 통해 재고를 쌓아놓고 향후 시세가 오를 것을 예상해 차익을 노리고 있다고 비난을 받아왔다.
중국 정부는 중국이 충분한 원유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에 더이상 수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다나카 노부오(田中伸男) 사무총장은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글로벌 경제회복을 위협할 수 있어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자산가격 폭등과 반대로 미 달러화는 힘을 잃어버렸다. 지난 3개월동안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지수는 10% 넘게 떨어졌다. 이같은 달러가치 하락은 20년 넘도록 보기 드문 현상이다.
달러가치 하락은 미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이미 예견된 바였고 지난 3월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더욱 공고해졌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양타오(楊濤) 연구원은 전세계 자산이 대부분 달러로 표시되는 만큼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면 인플레 우려가 전세계를 공포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인플레 우려감과 유동성 과잉은 실물자산 뿐 아니라 중국의 자본시장에도 거품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말보다 55%나 올랐다. 은행에서 풀린 상당수 자금은 고스란히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가 자금이 자본시장이 아니라 실물경제로 흘러가야 한다고 누누히 강조해온 것도 주식시장의 지나친 급등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주가 상승이 견조한 실물경제의 흐름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단지 갈곳 잃은 부동자금의 도피에 따른 결과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실제로 중국내 부동산가격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돈많은 기업가들은 인플레에 대비해 실수요가 아니라 투자용도로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양타오 연구원은 "중국도 인플레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며 "지금 중앙은행이 시중에 지나치게 풀린 유동성을 조여야할지 점검해야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에 대한 건전한 인식은 경기회복에 도움을 준다"면서도 "통화완화정책은 경기침체에는 약이 되지만 통제불능이 되면 독이 된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과 같다"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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