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기업들이 근본 가치까지 뒤흔드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부진을 털고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자업계는 '일본 전자업계의 구조조정 그 이후'를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LG경제연구원은 '과거와 달라진 일본 전자기업의 구조조정'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불황의 그늘에서 한국은 비교적 안도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지적하고 "일본의 구조조정 비용 속에 숨어있는 의도를 주목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들이 영업적자에 비해 손실이 컸던 것은 구조조정 비용을 미리 계상했기 때문이라는 것.
일본 기업들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생산 설비를 줄이고 적자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향후 기업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사업에 주력하고, '제품개발-생산-부품조립-완성'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제에 대한 집착도 버렸다.
연구원은 "일본 기업의 위기와 구조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최근 구조조정은 일본 기업 기저에 깔린 근본 가치마저 개혁하려는 결연함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 운영의 근본 철학인 종신 고용 원칙을 포기하고 경영에 관해 보수적인 일본 기업들이 신사업에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꾸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제조 역량과 수직 통합 강조'라는 일본식 사업모델에서 '외주 생산, 제품과 서비스 연계'와 같은 미국식 사업모델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의미있는 음직임이다.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일본 주요 기업이 슬림화된 비용 구조,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아시아 등 신흥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신중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소니가 브라운관 TV성공에 사로잡혀 TV시장 맹주 자리를 내놓게 된 사례에서 한국이 예외일 수 없다"면서 일본 전자 기업의 차세대 사업 진출 계획을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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