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이 두 가지 버블의 붕괴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헤지펀드 버블이 지난해 이후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으며, 여기에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의 파장이 커질 경우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문을 닫은 아시아 지역 헤지펀드는 129개에 달했다. 이는 8년래 최대 규모이며, 2007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17개 헤지펀드가 공중분해 됐다.
페섹은 헤지펀드의 퇴출을 단순히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이 아니라 거품 붕괴로 판단했다. 2008년말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했던 헤지펀드는 930여개였다. 2000년의 경우 160개에 불과했다. 2000년부터 헤지펀드 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거품을 형성한 셈이다.
2000년 이후 홍콩과 일본,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 산업이 급성장하자 투자자들은 아시아 지역의 금융시장이 성숙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페섹의 생각은 다르다. 당시 아시아 지역의 금융시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낙후돼 있었고 시스템도 비효율적이었다는 것. 이 때문에 아비트라지 거래자라면 누구나 달려들어 투기적으로 매매하기에 제격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배드웨건 효과가 나타나면서 거품을 가속화했다는 것이 페섹의 판단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묻지마 투자'를 일삼는 투자자들이 헤지펀드 시장의 외형 성장에 일조했다는 얘기다.
뉴엣지그룹의 수석 전략가인 커비 데일리는 거품이 붕괴되는 과정에 살아남은 매니저들이 보다 강력하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업계를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페섹은 얼마나 많은 펀드매니저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신종 플루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지만 페섹은 이 같은 생각을 경계했다. 신종 플루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이는 다시 헤지펀드의 추가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페섹은 신종 플루가 아니더라도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바닥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조 달러의 경기부양책은 지난 18개월 간의 자산가격 하락을 상쇄하기에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 홍콩의 팍스-피트 캘턴의 전략가인 마크 매튜스는 금융위기로 인해 주식에서 발생한 손실만 30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페섹은 아시아 국가의 인구 밀도가 높고 빈곤층이 광범위하다는 데 주목했다. 신종 플루의 발원지는 태평양 건너 멕시코이지만 아시아 정부가 발벗고 대처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페섹은 2002~2003년 사스의 공포가 아시아 지역의 주가를 급락시킨 점을 상기시키며 신종 플루와 헤지펀드 거품 붕괴가 맞물릴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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