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동안 중국내 주요 성(省)ㆍ시(市)를 돌아다니며 교류협력을 추진하던 오세훈 서울시장 일행이 베이징 방문을 끝으로 지난 14일 돌아갔습니다.

오 시장의 이번 일정 가운데 최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자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오 시장은 13일 오후 중국의 떠오르는 샛별인 리커창 국무원 부총리와 50분간 면담을 가졌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나 정부 최고위 관료들도 만나기 쉽지 않은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것이죠.

서울시장이 대한민국의 핵심인 서울의 1000만 인구 살림을 책임지는 높은 자리이긴 하지만 중국이 서울시장을 어떤 레벨로 평가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들 면담이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대외 홍보용으로 전락했다는 겁니다.

오 시장은 리 부총리에게 오는 5월과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중국 주요 도시의 참석을 독려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리 부총리는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구요.

그런데 거시경제와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리 부총리는 오 시장이 만난 것은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라고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오 시장 스스로도 서울에서 떠날 때는 리커창 부총리와 시진핑 부주석 가운데 한명을 만날 것으로 알고 있었고 10일경 리 부총리로 확정된 걸 들었다고 합니다.

시 부주석과 리 부총리는 향후 국가주석과 부총리로 중국을 이끌어갈 젊은 차세대 리더들로 꼽힙니다. 오 시장이 젊은 차세대 주자라는 점을 빼고는 이들을 만나야할 이유는 사실 없습니다.

오 시장이 시 부주석 대신 리 부총리를 만난 것도 재미난 대목입니다. 오 시장 입장에서는 내심 권력서열 6위인 시 부주석을 더 만나고 싶어했을 지도 모릅니다. 자세한 내막이야 확인되지 않지만 오 시장 면담 상대는 권력서열 7위인 리 부총리로 낙점됐습니다.

오 시장의 젊은 리더십을 지나치게 강조하려는 전략은 서울시측의 호들갑스런 태도에서도 확인됩니다.

13일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특파원이 배포된 보도자료에 '차세대' '차기' 라는 단어가 무려 7개나 나온다고 지적하자 오 시장은 '실무진들이 오버한 것 같다'고 수습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보도자료를 미리 한번 읽어봤을 오 시장도 당황했겠죠.

오 시장은 잘생기고 훤칠한 외모와 변호사 출신의 실력을 갖춘 '차세대' 리더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물론 서울시 실무진들 입장에서 자신들이 모시는 '시장님'을 띄우는 이미지 메이킹은 주요 업무 중 하나이고 오 시장 스스로에게도 노림수였겠지만 이번 리 부총리와의 만남은 오히려 오 시장의 참신한 이미지를 깎아먹는 결과를 낳지 않았을까요.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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