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파장이 1차 산업인 농업으로까지 튀면서 글로벌 식량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위기가 식량작물의 생산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은 주요 식량 수출 국가들이 농업에 투자하는 비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UN식량정책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크 디오프 유엔식량기구(FAO) 국장은 금융위기가 농업에 미치는 타격을 2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경기침체로 인한 자금악화로 식량 수입 국가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충분한 양의 작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개도국 국민들의 영양상태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주요 식량 수출 국가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디오프 국장은 "소규모 농가를 위한 지원금과 대출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며 "결국 자금마련을 위해 블랙마켓에 기대게 된 농인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에 못 이겨 줄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오프 국장은 이어서 오는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전세계 지도자들이 농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주요 의제로 삼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식량위기가 위험한 수준에 다다랐다"며 "농업 관련 투자와 빈민국에 대한 관심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불어 닥친 최악의 가뭄도 악재로 작용했다.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

지난 2007년부터 쌀, 옥수수를 비롯한 식량 작물의 가격은 최근의 가격 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5년보다 27%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설탕 가격은 현재 작년 동기대비 5.7% 뛴 상태다.

특히 바이오에너지 연료로 각광받는 옥수수의 경우 개도국에서의 수요증가, 투기세력유입 등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5년까지 전세계에서 5300만명의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이 기간 동안 40만명의 영아가 아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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