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이끄는데 핵심 역할을 한 초고속인터넷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이 상용서비스 10주년을 맞는다.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통신)가 1999년 4월 1일 세계 최초로 내놓은 ADSL은 당시 KT(당시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주도해온 전화선 기반의 PC통신을 일거에 무너뜨리며 초고속 인터넷 '돌풍'을 일으켜 라이프스타일의 일대 혁명을 이끌었다.

◆ADSL의 탄생 = 정부는 1997년 KT가 독점을 구가해온 국내 통신시장에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도입하며 1997년 SK브로드밴드를 제2시내전화사업자로 선정했다.

당시는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 PC통신이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시절이었다. 초기 전화선에 모뎀을 연결하고 014XY에 접속해 이용하던 PC통신은 속도도 느렸을 뿐더러 인터넷을 사용할 때 전화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한 것이 통신시장의 새내기 SK브로드밴드였다. SK브로드밴드는 2년 뒤인 1999년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초고속인터넷 ADSL을 시장에 내놓으며 바람을 일으켰다. 정부는 물론 경쟁사에서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었다.

당시 ADSL은 속도가 8Mbps 수준으로 전화 모뎀을 연결한 인터넷 속도인 128kbps 보다 무려 63배 정도 빠르면서도 전용 모뎀을 사용해 인터넷과 전화를 동시에 쓸 수 있었다. 또한 종량제가 아닌 약 3만원 수준의 정액 요금제 덕분에 요금에 대한 부담 없이 마음껏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서비스 개시 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자 당시 대세로 보였던 ISDN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던 1위 사업자 KT는 그제야 SK브로드밴드를 따라 ADSL 서비스를 준비하는 진풍경을 만들어 냈다.

◆라이프스타일 혁명 = ADSL 서비스 이후 전국적으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라이프스타일은 그야말로 혁명을 맞이했다.

우선 기존에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던 오프라인 편지나 우편엽서를 이메일, 채팅 등이 대체하면서 아날로그 방식에서 진보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또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카페, 동호회와 같은 온라인 모임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반화됐지만 '인터넷(internet)'과 '시티즌(citizen)'의 합성어인 '네티즌(netizen)'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것도 바로 이 무렵이다.

초기 PC통신 동호회 등 단순한 모임 형태에 머물렀던 온라인 문화는 점점 명실상부한 토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게시판, 댓글 문화를 양성했다.

또 전 국민이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역할도 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고 할 만큼 세상에 퍼져 있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집약했고 이를 소통시켰다.

초고속인터넷의 발전은 교육 문화도 바꿔 놨다. 인터넷으로 유명강사의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돼 특히 저소득 가정의 교육 지킴이 역할을 맡게 됐다.

◆초고속인터넷 속도의 눈부신 발전 = 1999년 초기 초고속인터넷은 ADSL과 함께 케이블망을 이용한 기술이 전부였다. 기존의 전화 모뎀이 인터넷과 전화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었고, ISDN이 속도가 너무 느렸다면 ADSL은 그야말로 인터넷 앞에 '초고속'이라는 별명이 절로 붙을 정도로 빠르고 편리했다.

2002년에는 기존의 ADSL을 기반으로 상·하향 업.다운로드 속도가 훨씬 빨라진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이 등장했다.

이후 초고속인터넷은 100M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유사 FTTH(댁내 광가입자망), 즉 광랜으로 발전하게 된다. 광랜이란 집집이 광케이블로 직접 연결되는 FTTH에 대한 기업의 투자 부담을 줄이려고 FTTH(광케이블)와 랜(Lan) 기술을 혼합해 등장한 기술 방식이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012년까지 현재 최고 속도인 100Mbps를 자랑하는 광랜 서비스보다 최고 10배 빠른 초광대역융합망(UBcN) 구축을 위해 앞으로 5년간 모두 34조1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꿈의 서비스인 UBcN이 완성되면 초고속인터넷 속도는 1Gbps급으로 빨라져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데 채 1초도 걸리지 않게 된다.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ADSL 도입 초기인 1999년 37만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2000년 402만명, 2001년 781만명, 2002년 1천만명 돌파에 이어 2009년 현재 1천550만명을 넘어섰다.

가구당 인구가 평균 3명 정도인 것을 고려한다면 1가구에 최소 1회선 이상이 깔려 있는 셈이다.

업계로 보면 초기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KT, 두루넷, 데이콤, 온세통신, 드림라인, SO 등 사업자들이 난무하던 시장에 2005년 주로 도매 사업을 하던 LG파워콤이 추가로 뛰어들면서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결합 등을 통해 소수 사업자로 재편됐다.

절반 이상의 업체들이 도태되고 현재는 SK브로드밴드와 KT, LG파워콤 그리고 SO 등만이 남은 상태다.

ADSL을 히트시킨 SK브로드밴드는 극심한 시장 경쟁으로 외국자본에 넘어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브랜드와 사명을 바꿔 새 출발했다.

조 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10년 전 ADSL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초고속인터넷 열풍을 이끌어 온 SK브로드밴드는 앞으로도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PTV, 인터넷전화, 결합상품, UBcN 등 혁신적인 통신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대한민국 통신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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