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이 내놓은 부실자산 매입 방안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된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가이트너의 야심찬 계획에 신용시장의 반응이 싸늘한 3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과거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정부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형태의 구제금융안을 내놓았지만 시장에 이렇다 할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 데다 부실 자산 가격에 대한 신뢰가 낮아 투자자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또 전체 부실 자산 규모에 비해 가이트너가 제시한 프로그램을 통해 매입할 수 있는 규모가 지극히 작다는 지적도 나왔다.
◇ 과거 실패 경험 = 금융시장은 과거에도 주기적으로 위기를 맞았고, 그 때마다 정부는 유동성 공급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구제금융 방안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신용시장을 오히려 교란했던 기억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번 가이트너의 방안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담보증권 가격을 추종하는 ABX 인덱스는 사상 최저 수준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실 자산 매입에 참여하기 전에 대책의 실효성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움직임이다.
◇ 채권 가격 신뢰성 = 신용시장 투자자들은 고위험 모기지 관련 채권의 가격이 충분히 낮은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또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면 채권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실 채권의 담보물인 부동산 가격이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어 채권 가격 반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모간 스탠리의 글로벌 채권 애널리스트인 그레그 피터스는 "은행 재무제표에서 부실자산을 걷어낸다는 정부의 계획에는 현재 가격 수준이 담보물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지만 유동성 부족이 채권 가격 하락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판단은 설득력이 부족하고, 투자자들이 부실 자산 매입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매도와 매수 호가가 큰 폭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전체 부실 자산 대비 구매력 미미 = 은행이 보유한 전체 부실 자산에 비해 가이트너의 프로그램을 동원해 사들일 수 있는 자산 규모가 지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가이트너의 계획으로 총 1조1000억 달러의 모기지 및 대출 부실 채권을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상업은행이 보유한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여신은 총 4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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