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지금보다 50세 젊다면 은행을 세우겠다."
오하마의 현인 워렌 버핏의 최근 얘기다. 월가의 공룡은행이 문닫을 위기에 처한 상황에 뜬금없는 말로 들리지만 은행 설립의 적기라는 의견이 나왔다. 실제로 새롭게 간판을 올리는 은행의 영업이 순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식시장의 약세로 인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데 따라 은행 창업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지난 1월 뉴욕에서 문을 연 하노버 커뮤니티 뱅크는 양도성예금증서(CD)를 중심으로 2000만 달러의 예금을 확보했고, 안전한 곳에 자금을 예치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지속되고 있다.
WSJ은 월가의 은행이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지금이 은행을 창업하기에 호기라고 판단했다.
신규로 설립한 은행은 인지도가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는 분석이다. 기존의 은행과 달리 부실자산에 대한 위험이 없기 때문.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여파로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진 것도 새롭게 출범하는 은행에 호재라는 의견이다. 대출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대마진이 높아져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리서치 회사인 FIG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마리나크 이사는 "은행 설립이 활발해지면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실은행은 자산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을 조일 수밖에 없지만 신생 은행으로 예금이 유입되면 곧바로 대출 재원으로 활용, 자금 경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2008년 4월 이후 신규 설립한 은행은 78로 나타났다. 2007년 4월~2008년 3월의 173개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금융 위기의 여파로 금융권의 실적 전망이 어두운 데다 최근 미국 정부의 감독 강화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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