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대는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주변 또는 별도 행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인 판매대다. 얼핏 보면 오래된 상품을 갖다 놓고 무조건 싸게 파는 것 같지만 매대 판매에도 '법칙'이 있다. 또 007 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다이내믹하다.

매대에는 출시된지 1년이 지난 이월재고 상품이 진열되며 보통 정상 가격보다 30~40% 할인되거나 균일가로 판매된다. 행사기간은 1일에서 일주일까지 다양하며 할인율은 업체에서 정한다.

매대는 백화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행사는 아니다. 백화점은 정상 제품의 매출이 대부분이고 매대는 전체 매출의 3~8% 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매대는 고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정상 상품을 구입하게 하는 '미끼' 역할인 것이다.

매대 행사에는 특별한 룰이 있다. '동물적 감각'과 '눈치'를 잘 조화시켜야 성공한다는 것. 백화점 매장을 관리하고 영업전략을 짜는 판매 책임자인 '세일즈매니저(SM)'들은 소위 '구색맞추기'부터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구색맞추기에는 충분한 물량과 차별화된 가격이 필수. 의류의 경우 사이즈가 중요하다. 남성은 100, 여성은 85~90이 인기 품목으로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매출에 직결된다. 티셔츠의 경우 기본적으로 하루 100장 정도의 여유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매대 구성도 중요하다. 여기에는 SM의 현장 경험을 살린 예측력이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원피스, 코트 등은 행거를 이용하고 티셔츠 등 단품류는 매대에 진열하는 것이 정석이다. 또 판매 시기, 할인율,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어떤 브랜드 및 상품을 주중 또는 주말에 판매할지 잘 선택해야 한다.

특히 이월재고라도 양질의 상품을 진열해야 한다. 할인행사라고 해서 상품의 질을 낮췄다가는 고객들에게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구매할 상품을 선택하는 고객들의 안목과 요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

백화점 바이어 12년차인 오봉님 신세계백화점 본점 SM은 "오랜 경험을 통해 감각적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싼 가격에 양질의 좋은 상품을 구매했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캐주얼의 경우 한 매대 주중 일 평균 매출을 100만원 정도 올려야 매대 기획을 잘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중은 두배 이상 올려야 한다.

매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품 기획력도 필요하지만 다른 백화점의 행사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력'도 중요하다.

매대는 행사 전 3~6개월 전에 기획안이 결정돼 진행된다. 백화점 월별, 주별, 시즌별, 상품별 매출을 치밀하게 분석해 가장 최적의 시기와 상품을 선택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과 며칠 만에 새로운 행사 내용으로 바뀌기도 한다. 행사 기간내에 인근 지역에 있는 경쟁사 백화점들의 매대 행사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백화점 SM들은 경쟁사 백화점에 수시로 드나들며 행사 브랜드와 상품군, 할인율 등을 조사한다. 또 변동 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기획된 행사를 그대로 진행할 지 아니면 새롭게 구성할 지를 결정한다.

기존 행사 내용과 전혀 다른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해당 업체에 요청해 구성하고 행사 점포를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것이 3~4일 만에 완료될 정도로 긴박하게 이루어진다.

오봉님 SM은 "경쟁사 백화점들이 매대 행사를 어떻게 기획하고 언제 진행할지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다이내믹하다"며 "경쟁사의 행사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매대 구성을 얼마큼 빨리 확보해 즉시 진행할 수 있는가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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