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금융시장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파격적인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금통위가 환율 급등에 따른 물가불안 우려와 경기부양이라는 두 갈림길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현재 연 2% 수준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지만 사상 최초의 1%대의 금리를 선택하기 보다는 동결을 유지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리 1%대로 내려가나=일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이성태 한은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시장에 어떻게 파급이 되느냐 하는 것 하고 그것은 속도를 봐가면서 조정을 검토를 하겠다"고 말 한 것처럼 0.5%포인트 인하보다는 속도조절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소비와 투자, 수출 등 거의 모든 거시 실물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1분기 GDP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실제 통계청의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6% 급감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0년 1월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또한 정부는 지난 1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직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로 수정했다.
아울러 유럽 국가들이 최근 잇달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 인하했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는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 회복이 우선인 만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이지만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는 만큼 통화완화 정책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유동성 함정에 뛰는 물가 고민=문제는 그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올랐다는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7개월만의 상승 전환이다.
석유류, 농산물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빼고 계산한 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5.2% 올랐다. 물가상승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달러당 원화값이 1600원 선을 위협받을 정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춘다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이탈해 외환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동성 함정도 제기된다. 한은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상태 이후 60조원을 넘는 원화 및 외화를 시중에 풀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단기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떠어졌지만 회사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ㆍ물가보다 경기 쪽의 비중이 현재 조금 더 큰 상태"라며 "다만 지금까지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속도조절 차원에서 동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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