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각국의 통화가치 급락, 과다한 대외부채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져가고 있는 가운데 동유럽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진출형태별로 차이를 보였다.
8일 코트라는 '동유럽 금융위기와 진출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동유럽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이 받는 영향이 진출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현지 진출 생산법인이 받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반면 판매법인의 어려움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속 생산법인 실적 호조=동유럽 금융위기 속에서도 현지 생산법인은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동유럽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서유럽으로 수출하는 생산법인의 경우 현지 통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G전자가 대표적이다. LG전자는 현재 폴란드의 무와바(Mlawa)와 브로츠와프(Wroclaw), 두 곳의 공장에서 LCD와 PDP TV를 생산해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보고서는 "무와바 공장에 대한 LG전자의 1~2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0% 증가했으며 이미 6월까지의 주문량이 생산용량을 초과해 현재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면서 "LG전자 등 동유럽에 생산 공장을 보유한 우리기업들은 현지화 약세와 함께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주요 경쟁기업이었던 일본 및 유럽기업들은 엔화 강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시장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향후 유럽 가전제품 시장의 경쟁구도가 재편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삼성이 1위를 고수하고 있고 필립스, 소니, 샤프, LG 등이 경쟁하고 있는 유럽 TV 시장이 향후 삼성, 소니, LG의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자동차 생산법인의 경우 현지 시장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위축·수입 비용 증가..판매법인 울상=생산법인과 달리 판매법인들은 금융위기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동유럽 내 수요가 부진한데다 현지 통화가치 하락으로 바이어들의 수입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문량이 급감하고 대금지급 지연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불가리아에 진출한 A사(社)는 시장수요 위축으로 주문량이 30% 이상 줄었다. 또 판매대금 회수에도 애를 먹고 있어 앞으로는 100% 현금결제 조건으로 거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 폴란드 판매법인은 본사로부터 수입과 현지 판매계약을 모두 현지화로 진행, 환차손 위험을 없앤 덕분에 올 1~2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이상 증가했다.
코트라 조병휘 통상조사처장은 "동유럽 금융위기로 우리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G전자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면서 "신규거래선 발굴, 틈새시장 개척으로 현재의 위기를 잘 넘기면 이번 동유럽 위기는 우리가 유럽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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