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동산은 홍콩 경제를 지탱하는 산업 중 하나였다. 홍콩 중심지에 빽빽이 들어선 고층건물들의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랬던 홍콩의 부동산시장에 금융위기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입주율은 20년래 최저치를 보이는 등 갈수록 비어가는 건물이 늘고만 있다.

홍콩의 부동산 세금 관련 당국이 발표한 '홍콩부동산보고2009'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량이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홍콩문회보가 6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실수요자의 입주량은 6890가구에 그치며 2007년의 1만9850가구에 비해 65.3% 급감했다. 이는 20년래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홍콩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홍콩 주민의 대부분이 집 구매나 임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는 사람이 없으니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주택과 오피스건물의 매매가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4.7%, 7.6% 하락했다. 특히 대형 주택은 12%나 떨어졌고 A급 오피스건물의 경우 8.5% 내렸다.

임대료도 떨어지는 추세다. 중소형 주택의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에 1.6% 하락했다. 올해는 매매가 쉽지 않아 집주인들이 우선 임대로 내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임대 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동안 홍콩 고급주택들의 임대료를 올리는 데 일조했던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금융위기로 어려워지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임대비용을 줄일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메이롄(美聯)부동산의 류자후이(劉嘉輝)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올해 홍콩의 중소형 주택 임대료는 10%, 호화주택은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는 부동산업체들의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매매 실종,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홍콩의 항셍부동산업종지수는 지난해 3만3492포인트의 고점에서 5일 1만4927포인트로 55% 급락했고 홍콩의 주요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주가는 이미 반토막이 났다.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이 이끄는 청쿵(長江)실업의 주가는 45.24% 하락했고 홍콩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선훙카이(新鴻基)부동산은 54.48%, 홍콩 3위의 갑부인 리쇼키(李兆基) 회장의 핸더슨(恒基兆業) 부동산은 55.42% 각각 떨어졌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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