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4일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특정고시함에 따라 업계의 큰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를 청소년에게 유해한 사이트로 심의·결정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이번 특정고시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40개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와 새로 신설되는 같은 유형의 사이트들은 앞으로 청소년보호법상 규정된 표시를 의무적로 해야하고 사용자와 가입 희망자를 대상으로 성인인증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를 어기면 사이트 운영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들 사이트에 대해 개별적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결정했으며 40개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 가운데 19개만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현재 영업 중인 모든 사이트들이 청소년유해매체물 딱지를 붙이게 됐다.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은 게임 거래 중개사이트가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과 사이버 범죄 노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관련 업계에서는 이 법의 실효성 문제와 산업 발전 저해, 부작용 발생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먼저 이 법이 실질적으로 청소년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업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된 19개 사이트 가운데 1개 사이트만이 청소년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이트가 인터넷 주소를 변경하는 등의 편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에 서버를 둔 업체들의 경우 국내에서 이들의 영업현황을 파악하는 것과 이들을 단속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이 이들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막는 일이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게임 아이템 거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오히려 음성적인 사이트를 찾아 사이버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등 주요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들은 보다 건전한 거래와 청소년 보호를 위해 청소년에 대한 거래한도 제한 등 정책을 세우고 있으나 청소년들이 음성사이트를 이용하면 이같은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업계는 이번 조치가 이미 한 해 1조2000억원 거래 규모, 회원수 1000만명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한 하나의 산업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분야가 특수한 산업으로 자리잡은만큼 기존 법으로만 규제하기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몇몇 부작용을 발생시키는 소수 때문에 게임 아이템 중개사이트 전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충분한 여론 수렴과 산업에 대한 이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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