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에서 금융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조만간 금융시스템을 규제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권한을 가질 기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장 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규제와 감독을 중요 금융기관과 시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파리 컨퍼런스에 참석한 트리셰 총재는 “금융권 전반에 광범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최근의 경제위기는 금융안정화를 저해할 수 있는 모든 시장으로 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말했다.
신문은 트리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ECB의 금융 감독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달 루카스 파파데모스 ECB부총재 역시 “ECB를 통해 유럽에서 국제 비즈니스를 하는 대형 은행들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태껏 ECB는 유로존의 금리를 결정하고 인플레를 방어하는 선의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해 왔다. ECB가 역내 민간은행에 대해 규제권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은 그 동안 회원국 금융감독 당국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왔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기에 대한 유럽 공동의 대응책이 강조되면서 ECB의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에 앞서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있었던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대비 유럽 정상 회동에서도 강력한 금융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은 회의 직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모든 금융시장과 상품, 그리고 조직적 위험의 가능성이 있는 모든 민간투자그룹을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은 예외 없이, 또 국적과 관계없이 적절한 감독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헤지펀드와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감독, 조세피난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금융규제를 담당할 기관으로 금융안정포럼(FSF)을 지목했다.
FSF는 98년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책을 논의하기 위해 99년 2월 독일 본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중앙은행 회의’에서 만들어진 국제회의 기구다. IMF의 산하 성격으로 국제금융체제 개편을 위한 실무 논의를 진행해 왔다.
거시경제와 금융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어 지난해 G20금융정상회의에서 급부상했다. 향후 ‘글로벌 금감원’ 역할을 자처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유럽회원국에만 영향력을 발휘하는 ECB와 달리 FSF는 신흥국에게까지 개방될 예정이어서 더욱 강력한 권한을 가질 전망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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