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코스피 체감지수=336p..바겐헌팅 기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최근 글로벌 증시 흐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싯구는 이상화 님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아닌가'이다. 2월 마지막주인 이번주가 지나면 3월. 신학기가 시작되고, 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올 해도 노란 병아리들로 귀가길 아이들을 유혹하는 노점 할머니가 등장할테지..



세계 경제의 심장부인 뉴욕 증시가 금융과 실물경제의 동반 침체 우려로 연일 추락하면서 그 어느 해보다 겨울이 길게만 느껴진다. 다우지수는 이미 1997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등 연일 저점을 낮추면서 한파를 연장시키고 있다.

23일 우리증시는 우선 지난주말 뉴욕의 다우지수와 S&P지수가 1% 이상 하락한 부담을 안고 거래를 시작해야 할 형편이다. 연일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 불안 역시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

미국시장이 정부의 대규모 구제지원책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은행주에 대한 국유화 논란 등 부담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증시의 이번주 흐름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외풍에 시달리는 흐름이 한동안 불가피해보인다. 미국증시의 저점이 무너지고 동유럽 국가들은 국가위기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계 어느 국가도 안전지대가 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매도공세속에 2주연속 우리 증시가 급격히 조정받은 만큼 저가성 반발 매수세에 대한 기대감 역시 만만치 않다.



외국인들은 최근 9일 연속 순매도 과정에서 1조5000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월초의 상승국면에서 이들이 9일 동안 사들였던 1조7000억원의 대부분이 출회됐다. 지난주 코스피는 110p 안팎 조정받았다.

외국인의 연초 이후 누적순매수 잔고가 37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매도세가 다소 누그러질 개연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선물시장에서의 매도세 또한 누적 순매도포지션이 4만계약에 육박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신규 매도포지션의 설정 가능성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반대로 차익실현성 환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재차 크게 상승한 현 상황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2007년 10월 고점 기록 당시의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평가한 달러화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0~11월 사이에 기록한 저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달러화 코스피 지수는 336p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격 매력이 커진 한국 시장을 재차 바겐헌팅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적으로도 외국인들이 매수로 유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기에 주말 해외에서 들려온 긍정적 소식 역시 지수의 반등에 일정 부분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세안+3 특별재무장관회의에서 아시아공동펀드 규모를 기존 80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로 증액한 것이 외환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코스피 지수 역시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주요국 재무장관들이 주말 한 자리에 모여 글로벌 위기 안정을 위해 공동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는 소식 역시 뉴욕과 유럽에 앞서 열리는 우리 시장에서 지난주말 미국과 유럽증시 악재를 어느 정도 희석시켜줄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내 머리조차 가뿐하다/(중략)/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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