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처음 맞는 긴장상황..방치냐 제어냐

원·달러 환율이 1420원선을 뚫고 올라가면서 레벨을 높이자 다시금 환율 급등에 대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환율은 지난 5거래일간 상승 가도를 달리며 지난해 말 수준으로 복귀했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3.3원 오른 1427.5원에 거래를 마쳐 종가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9일 1447.0원 마감 이후 두달 반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들어 줄곧 1300원대 중후반에서 박스권 장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레인지를 높이며 상승한 끝에 사흘째 1400원대에 마감하는 기염을 토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새 경제팀을 꾸린 당국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환율이 올들어 두번이나 1420원선을 찍으면서 상승을 향한 도움닫기를 하고 있는 만큼 당국이 어느 선에서 개입에 나설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화자금 차입 여건을 비롯한 자금불안 요인이 도처에 있는 상황인데다 주식,채권 관련 트렌드도 안정적이지가 않다"면서 "무역수지 적자 등을 감안할 때도 환율이 위쪽으로 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환율의 레벨 자체보다 급한 변동성 여부를 더욱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환시장 개입을 놓고 한국은행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기획재정부는 올해 윤증현 장관이 취임하면서 이성태 한은 총재와 이례적으로 회동을 갖는 등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만수 장관과 달리 윤장관의 경우 '시장 주의자'로 평가받고 있어 시장은 새로운 환율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윤장관은 지난 6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환율 수준에 대해 정책당국자가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환율은 기본적으로 경제 펀더멘탈과 외환수급 등 시장 메카니즘에 따라 움직이고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방향에서 한국은행과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외환시장 "방관 리스크 감안해야"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 언저리까지 치솟을 경우 당국이 손놓고 지켜볼 경우 그에 따르는 리스크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GM파산 가능성 등 대외적 경제 악재가 겹치면서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어느 레벨에서 팔아야 할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최근까지 외환시장에서 수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압도적인 매수세가 없었던 만큼 이날 상승하는 환율도 당국이 마음먹기에 따라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아직 윤증현 재정부장관이 환율 레벨의 적정성을 언급한 바 없지만 1420원~1450원까지는 보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갈 경우 지난해 연말처럼 외국인이 급속히 빠져나갈 우려가 있어 외환시장 방관에 대한 리스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말 수준으로 복귀한 원달러 환율에 대한 관리는 가능한 것일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을 뚫을 경우 1500원선을 두번째 저항선으로 둘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저항선이던 1420원이 가볍게 뚫린데다 순차적으로 1450원대까지 올라갈 경우 환율 상승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에서의 달러 매수가 지난해처럼 과도한 쏠림 현상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외환전문가는 "증시에서의 외국인의 비중도 23% 수준으로 달러로 환산하더라도 지금 환율이면 1000억원 정도인데다 해외 펀드도 글로벌 해외 주식이 대거 하락했기 때문에 달러 바이가 몇 십억불에 그칠 것인 만큼 당국이 자신감을 갖고 접근할 만한 수준"이라면서 "현재 1450원까지를 보고 있지만 1500원이 넘어갈 경우 당국이 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1500원 갈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트라이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발 위기감이 커지고 있고 미국 구제금융안의 의회 통과 이후 경기 회복 시그널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다 기업 실적 악화도 지속되고 있는 등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할 요인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GM의 파산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어 대외 악재에 따른 영향이 더욱 클 전망이다.

특히 북한 도발 관련한 재료는 그동안 외환시장에서 뚜렷한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북한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본격화되면서 역외 매수세를 이끌어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1500원선은 당국이 움직일 가능성이 큰 레벨로 보고 있어 개입 경계감이 유독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신진호 우리선물 연구원은 "전일 원·달러 환율의 급등에도 개입에 나서지 않았던 당국의 태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원화약세를 일부 용인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으나, 이날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다면 부담을 느낀 당국이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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