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법 시행후 조직내부 개편 후유증
-차이니즈월등 이해부족 혼란 가중


H:"아...헤지펀드 워킹그룹이요?"
B:"네, 무슨 일을 하게 됩니까?"
H:"..."
B:"여보세요?"
H"좀 더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는 D증권사 H모 대리는 한 문의 전화를 받고,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 냈다. 헤지펀드 워킹그룹에 대해 쏟아지는 질문에대해 H 대리는 "죄송합니다. 저희도 파악이 잘 안됐습니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되고 얼마 안지나서요. 더 알아보겠습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H모 대리. 한숨을 크게 내쉬며 관련 부서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각종 제도가 변경돼 투자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조차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투자 환경에 맞춰 신(新) 조직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정작 증권사 내부조차 갑작스런 변화를 소화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우증권을 비롯,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현대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 시행에 맞춰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거나 이미 단행했다.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도 조직개편 준비에 한창이다.

새롭게 태어난 증권사 내부는 정작 혼란의 연속. 자본시장법발(發) 조직을 이해하기에 준비가 덜 됐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한 H증권의 경우 조직개편 상황에 대해 쏟아지는 문의에 "더 알아보겠다"는 답을 이어갔다.

특히 직원들은 이번에 신설된 PI팀을 설명하면서 진땀을 뺐다. 기존에 화두가 됐던 조직이지만 구체적인 업무나 방향을 설명하기엔 청사진이 제대로 안나온 것. 한 직원은 "자본시장법 시행 후 구체적인 방향을 세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한국예탁결제원의 경우 지난해말 설치한 리스크관리팀에 대한 색깔을 아직도 찾아나가고 있다.

리스크관리팀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면서 자산 보호 차원에서 새로운 조직을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예탁결제원은 올해 7월 컴플라이언스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증권사 직원들은 차이니즈월의 설치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차이니즈월이란 정보교류 차단장치를 일컫는 것으로 부문별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것.

이번 조직개편의 공통적 화두가 됐지만 형식적 강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H증권사 직원 L모 대리는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을 철저히 분리하기 위해 차이니즈월을 설치했다"라면서도 어떻게 정보가 차단되나라는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 틀이 나오지 않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A증권사 직원 K과장도 차이니스월 설치에 대해 "출입문을 다르게 하고 서류 교류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지만 뚜렷한 실행 상황이 나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조차 (자본시장법)제도를 제대로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도 나름 내부 혼란이 필수적으로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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