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정부의 야심찬 금융구제안 발표와 상원의 경기부양법안 통과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뉴욕 증시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았다'고 보기에는 낙폭이 너무 컸다.

◆가이트너 호된 '신고식'..美 증시 5% 폭락

10일(현지시간)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금융안정 대책으로 이름을 바꾼 구제금융 개선안이 발표되자 뉴욕 증시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폭락하는 모습이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1.99포인트(4.6%) 급락한 7888.8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6.83포인트(4.2%) 내린 1524.73,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42.73포인트(4.9%) 떨어진 827.1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대 2조달러 대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구제금융안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과 운영 방안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실망 매물을 불러냈다. 예상됐던 금융권의 시가평가제 유보 방안이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금융주의 급락 원인으로 지적됐다.

다우 지수는 구제금융안 발표 직후 8000선이 무너지는 등 지난해 11월 20일(8552포인트) 이래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S&P 지수도 오바마 정부 출범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금융 업종의 대표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19.30%)와 씨티그룹(-15.19%)은 가이트너의 구제금융 발표와 함께 폭락세를 연출했다.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하락하게 마련인 국제 유가도 이날 5% 넘게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는 전일 대비 2.01달러(5.1%) 빠진 배럴당 37.55달러에 마감됐다.

◆경기부양책 효과 있을까

이날 찬성 61대 반대 37로 상원을 통과한 경기부양책은 8380억달러 규모다. 지난달 28일 하원에서 통과된 8190억달러보다 190억달러 많아진 셈이다.

하지만 상하 양원 단일안 조율 과정에서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효과도 의문이다.

상원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은 3명만 찬성했다. 이렇듯 다수 공화당 의원은 경기부양방안의 세부 내용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부양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정부 재정 지출 뒤 민간 부문의 소비ㆍ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빠르고 자발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공화ㆍ켄터키주)은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안이 혈세 낭비라는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화살을 과녁에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평했다.

하원과 예산 배정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심각한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에서 공화당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삭감시킨 1000억달러 이상의 경기부양 예산에 대해 복구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결과로 심판 받겠다

이날 플로리다주 주민들과 만나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 통과 소식을 접하고 "좋은 뉴스"라며 "모든 상원의원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출발이지만 앞으로 단일안을 마련하고 최종 서명 절차까지 남아 있다"며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는 이날 청중에게 "결과로 심판 받을 것"이라면서 "성과가 나지 않고 내 방향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유권자에 의해 새 대통령이 선출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뒤의 재선 도전을 염두에 두고 경기회복에 전력투구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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