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 일자리 '아쉬운' 엄마들만 '부리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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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A씨(43세 여)는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다. 해외사업지원팀 팀장을 맡아 탁월한 업무능력과 조직장악력을 인정받고 있어 임원승진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이렇게 회사에서는 펄펄 나는 직장인이지만 한달에 두번은 그냥 '000 엄마'가 돼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음식 배식에 교실 청소하는 잡부 노릇을 해야 한다.

특히 바이어 미팅과 '출석일'이 겹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머리가 핑 돌 지경이다.


A씨는 "도저히 시간이 안되는 날에는 남편이 휴가를 내고 대신 가줘 겨우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식으로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녹색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초ㆍ중등교 그린 스쿨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올해부터 2012년까지 총 '10,000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녹색뉴딜사업 추진방안 참고자료 85p)


학교내 연못조성, 건물 외ㆍ내부 공간개선, 에너지 절약형 창호교체, 빗물을 이용한 저수조 설치, 친환경 페인트 도색 등 전국 학교의 시설을 다시 손보는 예산이 '만원'이라는 건 분명 '억원'이 '원'으로 잘못 표시된 '오기(誤記)'다. 연간 예산으로 2500억원이 책정된 점을 봐도 그렇다.


그러나 이를 본 기자들은 역시 교과부다운 예산절감책(?)이라며 '만원'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촌평을 내놨다.


"연못은 체육시간에 학생이 파고, 페인트는 학부모가 칠하고 학교 설비 교체는 기부금으로 충당하면 '만원' 예산도 남는다"는 것.


A씨는 육아문제 때문에 회사를 그만둬야할지 심각히 고민해 본적이 있다고 했다. 또 늦둥이로 본 첫째 키우기도 버거워 둘째는 엄두도 못내는 처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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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학교에서 사람 사서 보내는 건 안된다고 하고 간혹 당번 빼먹은 날이면 애가 의기소침할까봐 전전긍긍한다"며 "세금 더 내도 좋으니 학교 일에 학부모 좀 동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요즘 일자리 창출이 국가적인 과제다. 학교 청소나 배식하는 일자리라도 고마워할 사람들이 많다. 애 맡긴 죄로 학부모가 학교서 종살이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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