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업률이 급등하고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이라 리더들의 태도는 눈길을 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런 압력들이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며 “글로벌 협력이 위기극복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도 "이런 협력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며 "보호주의 유혹을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 경제장관도 “무역이 최고의 경기부양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논의들이 난항에 빠진 도하개발어젠다(DDA)에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진 못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DDA는 보호주의 움직임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수단이다. 만약 이번 포럼에서 DDA의 타결 가능성이 언급됐다면 보호주의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리더들은 지난 28일 미 하원에서 통과된 8000억달러 경기부양책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이번 경기부양책에는 미국산 철강 구매를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칸’조항이 삽입돼 있어 보호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한 세션에서 “우리는 미국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믿는다”라며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도 "보조금은 개발도상국 경제를 파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며 미국의 보호주의 성향을 비판했다.
이에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바이 아메리칸’ 조항을 유지하면 무역전쟁을 피할 수 없고 조항을 삭제하자니 지지자들이 반발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라미 사무총장은 “미국은 이번 위기를 초래한 것이 자유무역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무역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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