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위기 속 명절을 준비하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명절은 명절다워야 한다는 기분파들은 한껏 명절 분위기를 내고 있고 경제가 어려우니 어려운만큼 절약하며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실속파들은 몇 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내놓은 녠예판(年夜飯·제야만찬)만 해도 기분파와 실속파들이 극명히 갈린다. 기분파들은 올해도 값비싼 일류 호텔의 호화 녠예판을 예약해 식사를 할 계획이다. 호화 녠예판의 경우 경제 상황을 감안해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많이 낮아졌지만 올해도 1천만원을 호가하는 초호화 녠예판이 나오는 등 녠예판의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은행원인 A씨는 "경제가 어려워져 절약을 해야하지만 명절까지 인색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다"면서 "가족들을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비싼 녠예판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중국신문사는 상하이(上海)의 녠예판 열기가 올해도 식지 않고 있으며 예약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족 단위의 녠예판 세트의 경우 예약이 지난해에 비해 20%나 늘었다.
반면 실속파들은 집에서 하기로 하거나 또는 중저가의 녠예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레스토랑이나 호텔도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실속파를 겨냥한 녠예판을 내놓고 있다. 해마다 춘절이 다가오면 고가의 만찬상품을 내놓기로 유명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샹그릴라호텔은 지난해 선보였던 19만8000위안(약 3900만원)짜리 초호과 세트를 없앤 대신 3988위안짜리 실속 세트를 내놓았다.
이밖에도 실속파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명절 소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귀성 시 카풀은 기본이다. 인터넷에서는 춘제 때 같이 귀성할 사람들을 모집한다는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춘제 때 '방콕족'이 되는 것도 비용 절약을 위한 방법으로 꼽힌다. 중국인들은 1주일이라는 춘제의 장기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많이 가는 편이다. 실속파들은 연휴를 편안히 집에서 보내며 여행 경비를 줄일 심산이다. 그래도 긴긴 연휴를 집에서만 보내긴 억울하다는 실속파들은 남들이 잘 가지 않거나 신설된 관광코스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여행코스가 인기있는 다른 여행지에 비해 훨씬 싸다는 계산이다. 이밖에 여행사를 선택할 때도 세 곳 이상 비교해보는 건 실속파에겐 필수다.
이웃끼리 선물을 교환하는 것도 절약의 한 방법이다. 자신에게 필요없는 선물이 들어오게 되면 처치가 곤란하기 때문에 이웃끼리 서로 불필요한 선물들을 교환하는 것이다. 혼자 사는 회사원 B씨는 춘제를 앞두고 받은 과일상자를 이웃집에 들어온 생필품과 교환했다. B씨는 "혼자서 그 많은 과일을 다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썩혀서 버리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이웃집과 생필품으로 바꾸게 되서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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