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위기가 자칫 거대업체엔 이익”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로 생사 기로에 선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이미 현대ㆍ기아차와 후발 완성차 업체간 볼륨 간격이 엄청나게 벌어진 상황에서 '쌍용차 위기'가 자동차 업체간 생산적인 경쟁체제 후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자체 판매 결의대회를 통해 올해 목표 시장점유율을 85%로 책정했다.

지난해 현대ㆍ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수입차 연간 판매(6만 1648대)를 포함해 73.5%. 올해 시장점유율을 두자릿수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세운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목표치가 국내 시장 볼륨 축소 과정에서 나온 만큼 한국 자동차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말 내수 침체에 후발업체가 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입은 가운데 기아차의 신차 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점유율 80%를 넘어서는 등 볼륨 축소기에 내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연구원 이항구 기계산업팀장은 "쌍용차가 이번 사태로 위축되거나 파산할 경우 현대ㆍ기아차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 중장기 발전을 위해서는 현대ㆍ기아차의 시장 지배력 강화는 완성차 업체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정 업체 독과점에 따른 각종 후유증을 경계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동일 완성차 제품이 국내에서 보다 해외에서 더 싸게 판매되고 있다고 여기는 소비자들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다.
 
자동차업체 모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 제네시스의 경우 동일 모델의 국내와 미국 판매가격이 2000만원 가까이 나 업체에서 해명성 자료를 내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문제는 업체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특정 업체의 과점적 지위가 유지될 경우 소비자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특정 업체의 영향력이 집중되면서 부품업체 경쟁력 위축 등 부정적인 파급도 우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매각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과거 자동차 산업을 경험했던 삼성이나 병행수입과 중고차 매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SK 등 현대ㆍ기아차와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메이저 업체가 나설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익명을 꺼려한 증권가 자동차담당 모 애널리스트는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SK가 완성차 생산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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