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최악의 고용시장.. 기업 실적 둔화 불가피

어닝시즌이 개막된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이번주부터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속속 공개한다. 연말·연초 분위기에 들떠있던 투자자들은 마음을 다잡고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은 좋지 않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9월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가 몰락한 뒤의 충격이 반영된 첫 분기 실적이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우울한 기업의 실적 전망이 증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고용 불안감에 휘둘렸다. 이번 주도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한 주동안 4.8% 주저앉았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4.5%, 3.7%씩 하락했다.


◆어닝시즌 불안감 증폭= 어닝 시즌에 대한 불안감은 이미 지난주부터 잉태되기 시작했다. 지난주 월마트, 메이시, 노드스톰 등 미 대형 소매업체들은 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거나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듯하다고 밝혔다. 고급 핸드백 제조업체 코치도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는 지난해 11~12월 미국의 소매매출이 2.2% 감소해 약 4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석유 메이저 셰브론은 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축소가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필립 올랜도 수석 투자전략가는 "4분기 실적은 재앙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퀀터티브 애널리시스 서비시스의 켄 타워 투자전략가는 "경기 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실망감이 존재하고 있다"며 "부진한 기업 실적 발표와 전망치 하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지표는 어닝시즌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노동부는 12월에 비농업 부문에서 52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실업률은 7.2%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2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최대폭 감소였다.

고용과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 속에 올해 중순께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타워는 "사람들이 경기 회복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악재들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현실은 항상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지 않았다"며 "주식시장은 더 조정을 받아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신(新)행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약화되고 있다. BMO캐피털 마켓츠의 셰리 쿠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의회 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부양책 통과가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S&P 500개 기업 순익 12% 감소할듯= 팩트셋 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S&P500 지수 구성 기업들의 순이익이 1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소매·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실적 발표의 첫 테이프를 끊게 되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지난주 1만3500명의 감원과 공장 폐쇄, 투자 50% 감축 계획 등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예상치에 따르면 알코아는 4분기에 주당 0.07달러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2007년 4분기 알코아는 0.36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달성했었다.

나스닥 지수는 15일 공식 발표되는 인텔의 실적에 크게 휘둘릴 전망이다. 지난 7일 인텔은 이미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3% 급감했다며 예비치를 발표했다. 당시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ECO)는 현재 미국의 경기 침체는 자신의 생애에서 최악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주당 순이익은 38센트에서 10센트로 급감할 전망이다.

◆소매판매 6개월ㆍ산업생산 2개월 연속 둔화할듯=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 중 최대 관심사는 14일 공개되는 12월 소매판매 지표다. 블룸버그는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1.4% 감소가 예상된다.

16일 공개되는 12월 산업생산은 둔화되고 있는 제조업 현황을 보여줄 전망이다. 산업생산은 2개월 연속 하락세가 예상된다. 11월 0.6% 하락에 이어 12월에도 1% 하락할 전망이다.

뉴욕주의 제조업 현황을 보여주는 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15일)는 소폭 회복될 전망이지만, 필라델피아 제조업 현황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1월 연준지수는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물가 지표도 잇달아 공개된다. 우선 14일의 1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5.3%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15일 공개되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2% 감소가 예상된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PPI는 0.1% 증가할 전망이다.

16일 공개되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감소할 전망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1% 증가세가 예상된다.

같은날 공개되는 미시건 대학교의 1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는 12월 60.1에서 59로 하락할 전망이다.

이 밖에 11월 무역수지(13일), 11월 기업재고(14일) 등이 발표된다. 12개 지역 연방 은행의 경기 판단 보고서를 종합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베이지북도 14일 공개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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