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이스라엘 사태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이어 부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번 사태가 하마스 때문에 일어났다며 공개 비난했다.

그는 "하마스가 가자지구 사람들을 보호하는 대신 무고한 이스라엘인들을 살해하기 위해 가자지구를 로켓발사 장소로 사용했다"며 "이스라엘은 분명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결단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부시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개시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공개 입장 표명이다.

부시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테러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진격과 관련, 중동 상황에 대해 매일 매일 브리핑을 받고 있다고만 말하고 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대통령은 (부시) 한명”이라며 “미국에서 두 목소리가 나올 수는 없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과 같은 입장일 수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오바마의 이 같은 행보는 중동문제에 발 벗고 나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는 비난 여론도 일고 있다.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오바마는 뭄바이 테러는 비판하면서도 적(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며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에드워드 워커(Walker) 주니어는 "만약 오바마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다면 아랍세계를 화나게 해 중동 정책이 어려워질 것이고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다면 친아랍 성향으로 낙인 찍혀 국내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며 오바마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외교 정책을 맡고 오바마 당선인은 경제를 전담하는 권력 교체기 역할 분담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경기부양책과 일자리 창출 등에 부심, 하원 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당부하고 있는것과 달리 부시 대통령은 미-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전격 취소하는 등 임기 말 중동사태 해결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이 오바마를 겨냥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아프간 문제보다 우선시 하도록 메시지를 보냈고 오바마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바마는 취임 뒤 아프간과 이란 등으로 중동정책의 축을 옮기려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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