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이용객 어디로 갔나’…3년 연속 감소
작년 내장객 4641만명 전년 대비 100만명 감소
비싼 이용료, 인구 구조 변화, 해외 골프 수요 확산
단순 경기 침체 아닌 구조적 전환 신호 분석
국내 골프장 이용객이 3년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기간 급증했던 수요가 빠르게 정상화되는 가운데, 높은 이용료와 인구 구조 변화, 해외 골프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수요는 줄었지만 골프장들은 카트비와 캐디피를 인상하며 부담을 키웠고, 이른바 '수요 감소·가격 상승'의 역주행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평가다. 업계 전반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24개 골프장의 내장객 수는 4641만명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2022년 5058만명을 정점으로 2023년 4772만명, 2024년 4741만명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골프장 유형별로는 회원제 1457만명, 비회원제 3184만명으로 집계됐으며, 1홀당 평균 이용객도 4430명으로 줄었다. 특히 비회원제 골프장의 이용 밀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 해외여행 재개로 국내에 머물던 수요가 분산된 데다, 이용료 상승으로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골퍼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 골프 수요가 늘면서 국내 골프장의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제주 지역 골프장 이용객 감소 역시 같은 흐름 속에 있다.
수요 기반 자체도 약해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코로나19 기간 유입됐던 2030 세대가 빠르게 이탈하면서 시장 저변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반면 골프장은 계속 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골프장은 546개소로, 운영 중인 527개소 외에도 건설 및 예정 물량이 남아 있다. 수요 감소와 공급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며 가격과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시기 호황의 후유증도 크다. 당시 골프장은 실외 스포츠 수요를 흡수하며 이용료를 크게 올렸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약이 어려울 정도의 호황을 누렸다. 일부 골프장은 영업이익률이 60%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골프 인구가 빠르게 줄고, 신규 유입도 둔화되는 흐름이다.
특히 젊은 층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유입됐던 2030 여성 골퍼들이 높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테니스나 마라톤 등 다른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
운영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캐디 수급난과 인건비 상승, 이상기후에 따른 코스 관리 부담이 겹쳤고, 클럽하우스 식음료 가격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리무진 카트 도입 등 고급화 경쟁이 이어지며 비용 구조는 더욱 무거워졌다.
법인 수요 감소도 타격이다. 대기업들이 골프장 이용에 대한 내부 규제를 강화하면서 법인카드 매출에 의존하던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지방 골프장은 티타임을 채우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한 지방 골프장 관계자는 "할인과 2인 플레이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탈한 수요를 되돌리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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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용료 인하를 핵심 과제로 꼽는다. 코로나19 이후 골퍼 1인당 지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가격 부담 완화 없이는 수요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미 높아진 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가격을 낮추기도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은 "사용료는 크게 올랐지만 서비스나 환경 개선은 체감하기 어렵다"며 "국내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층은 스크린골프로, 중장년층은 파크골프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 당분간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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