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쉬 에흘레르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신기술 실장 인터뷰
"안정적 전력 공급 위해 추가 원전 필요"
"두코바니 순항 속 후속사업 연계 기대"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토마쉬 에흘레르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신기술 실장(오른쪽)과 페트르 자보드스키 EDU II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나훔 기자.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토마쉬 에흘레르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신기술 실장(오른쪽)과 페트르 자보드스키 EDU II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나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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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정부가 신규 원전 프로젝트인 테믈린(Temelin) 3·4호기 건설 여부를 내년 중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성과를 지켜보며 후속 프로젝트까지 연계하는 구상이어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토마쉬 에흘레르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신기술 실장은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체코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테믈린 3·4호기 건설이 필요하다"며 "재정적 전제조건과 기본 계획을 검토 중으로, 내년에는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코바니 사업 진행 상황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며 "한수원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수원(팀코리아)은 체코 테믈린 원전 3·4호기 신규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수주하게 되면 두코바니 5·6호기와 테믈린 3·4호기까지 총 4기의 대형 원전을 연이어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체코 측은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과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페트르 자보드스키 EDU II 사장은 "계약 체결 이후 8개월이 지난 현재, 한수원으로부터 대규모 공사 패키지에 해당하는 콘셉추얼 디자인(개념설계)를 전달받았고, 부지 조사도 완료됐다"며 "이는 중요한 계약상 마일스톤"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핵심 일정은 원자력 규제기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1년 내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체코 정부 역시 사업 전반을 밀착 관리하고 있다. 에흘레르 실장은 "운영 인프라 구축과 재정 지원, 지역사회 지원 등 필요한 활동을 정부 차원에서 챙기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의 두코바니 원전 수주는 '기한과 예산 내 준공 능력'이 핵심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에흘레르 실장은 "파트너 선정 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간과 예산 안에서 완료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며 "2024년 체코 총리도 한수원이 모든 측면에서 최고의 제안을 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고 말했다.


자보드스키 사장도 "체코는 원전 건설 경험이 한국보다 제한적이지만, 한국은 UAE 등에서 지속적으로 원전을 건설해 온 경험이 있다"며 "이번 두코바니 사업에 적용될 APR1000 모델은 기존보다 진보된 안전 기능을 갖춘 점도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전 사업 특성상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에흘레르 실장은 "원전 건설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성이 높은 프로젝트인 만큼, 체코와 한국이 협력해 사전에 리스크를 식별하고 대응하고 있다"며 "법·환경 등 국가 간 차이도 고려하면서 체코의 경험과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조감도. 한수원.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조감도. 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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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의 법적 분쟁과 관련해서는 이미 마무리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체코 원전 입찰 경쟁에서 한수원에 밀린 프랑스전력공사(EDF)는 한수원이 EU 역외보조금규정(FSR)을 위반했다고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에흘레르 실장은 "체코 최고법원과 지역법원 모두 해당 사안을 근거 부족으로 기각했다"며 "현재는 EU 집행위원회와 국가보조금 승인 절차를 협의 중인데, 이는 승인 여부가 아닌 '시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1기 승인에 이어 2기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재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며, 2027년 초 금융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체코는 에너지 전략에서도 원자력 비중 확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에흘레르 실장은 "현재 약 30% 수준인 원전 비중을 50~6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에너지 안보와 안정적 전력 공급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생에너지와 가스도 활용하고 있지만, 내륙국가 특성상 태양광·풍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수요 증가 역시 원전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자보드스키 사장은 "AI 시대 진입으로 전력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두코바니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추가 원전과 함께 소형모듈원전(SMR) 도입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체코 협력 수준에 대해서도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자보드스키 사장은 "한수원과 매달 진도 점검회의를 하고, 분기마다 대면회의를 진행하는 등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발주자와 공급자의 관계를 넘어 공동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에흘레르 실장 역시 "양국 정부는 장관급 협의체를 통해 정기적으로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며 "양국 산업통상부 장관이 주도하는 협의체에는 한수원과 발주사 CEO도 참여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코 측은 한국 기업들에 대한 협력 확대 메시지도 내놨다. 자보드스키 사장은 "체코 기업과 한국 기업은 서로 협력하지 않고서는 원전 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며 "현지 기업들은 협력 의지가 크고, 함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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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흘레르 실장도 "한국의 성과에 찬사를 보내며, 경쟁이 아닌 파트너십 관점에서 협력해 달라"며 "체코 프로젝트에서의 성공은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유럽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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