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고 또 두드리고"…러 나프타 결제길 뚫은 최영전 재경관
지난 15일 워싱턴에서 만난 최영전 주미국대사관 재경관은 최근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 마지막 관문인 '결제 문제'를 해결했던 과정을 이렇게 회상했다.
최 재경관은 한국의 나프타 도입 시급성을 설명했고 끝내 서면으로 '이종통화 결제 시 제재 없음'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 사실은 산업부와 LG화학에 즉시 통보됐고 마침내 결제가 이뤄졌다.
세컨더리 보이콧 우려에 결제 지연
美 재무부로부터 "문제 없음" 서면 확인
기업과 정부 공조로 '중동 대체선' 발굴 의미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 이렇게 노력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었다."
지난 15일 워싱턴에서 만난 최영전 주미국대사관 재경관은 최근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 마지막 관문인 '결제 문제'를 해결했던 과정을 이렇게 회상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 수급이 막힌 상황, 미국은 단 한 달간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 제재를 완화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러시아와 나프타 2만7000t 구매 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JP모건, HSBC, SC 등 달러 중개은행이 결제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차선책으로 국내은행이 러시아 루블화, 중국 위안 등의 결제를 검토했지만 이 역시 '세컨더리 보이콧(이란 및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우려로 답보 상태에 빠졌다. 달러 아닌 이종통화로 결제해도 괜찮다는 미국의 확답이 절실했다. 산업통상부는 재정경제부를 통해 협의에 나섰다.
최 재경관은 미국으로부터 확답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치열했다"고 표현했다. 미국 재무부는 슈퍼갑이고, 그 중에서도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연락조차 하기 어려운 조직이다. 최 재경관과 김태연 재경관보는 밤낮없이 미국측의 문을 두드렸다. 담당자가 출장을 가게 되며 대화의 채널이 단절될 뻔했지만, 최 재경관의 끈질긴 읍소에 직무 대행 담당자와의 만남이 성사됐다. 최 재경관은 한국의 나프타 도입 시급성을 설명했고 끝내 서면으로 '이종통화 결제 시 제재 없음'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 사실은 산업부와 LG화학에 즉시 통보됐고 마침내 결제가 이뤄졌다. 최 재경관은 "이같이 민감한 내용을 서면으로 보장한 경우는 드물다"면서 "일본은 기대를 안 해서 시도조차 안 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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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들여온 러시아산 나프타 물량 2만7000t은 국내 월평균 나프타 사용량(400만t)에 비하면 소량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의 공조로 중동 대체선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국내 나프타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이 중 중동산이 77%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국내 산업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요 20개국(G20) 회의 출장차 워싱턴에 방문한 구윤철 부총리 역시 이 소식을 전해들었다. 구 부총리는 "OFAC이라는 조직은 수동적이고 깐깐하기로 유명하다"면서 "대통령께 이 성과가 보고됐고 현재 포상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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