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산업협회장 공석 장기화…'위기의 석화업계' 컨트롤타워가 없다
업황 부진·구조조정 '이중고'
전임 임기 종료 후 후임 미정
순번제에도 고사 '리더십 실종'
석유화학 업계가 유례없는 업황 부진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업계를 대변할 한국화학산업협회의 수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지만 정작 주요 회원사 경영진들이 실적 악화와 내부 현안 대응에 매몰되면서 협회장직을 서로 고사하는 '리더십 실종' 상태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9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조조정 논의와 업황 악화로 정부·국회·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협회 역할은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협회장 자리는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통상 회원사 대표들이 돌아가며 협회장을 맡는 구조지만, 현재는 차기 회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앞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협회장을 맡아왔으나, 올해 2월 임기를 마친 이후 후임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회원사 간 순번제로 협회장직을 맡는 방식이 논의·도입됐지만, 최근 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각 사가 경영 대응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협회장직을 고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협회장 자리가 명예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주요 배경으로 지목한다. 별도의 실질 보상이 크지 않은 반면 대외 대응과 이해관계 조정 부담이 상당한 데다, 최근처럼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선뜻 역할을 맡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석유화학 업계는 에틸렌 스프레드 악화와 가동률 하락, 구조조정 논의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업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협회 차원의 중재와 조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리더십 공백은 협회 운영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업계 현안이 급증하면서 정부 대응과 회원사 의견 조율, 언론 대응 등이 산적한 가운데, 협회 내 실무진이 전면에서 대응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을수록 협회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지만 지금은 기업들도 생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협회장 선임 역시 업황 회복과 맞물려야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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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관계자는 "협회장 선임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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